시중은행들이 내년부터 '연체대란'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줄줄이 내린다. 공적 금융기관들도 중소기업 지원에 동참하기로 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금리의 전반적인 인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와 우리은행의 금리 수준을 비교·분석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는 대로 대출금리 인하 폭과 수준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유망 중소기업과 장기 거래기업의 대출금리를 다음달 0.5%포인트에서 최대 1%포인트까지 인하한다.
국민은행은 내년 2월께 기존 상품보다 저렴한 대출금리의 중소기업 대출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농협도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낮춘다. 올해 2조원대인 중소기업 대출 규모도 내년 3조2천억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농협은 본연의 업무인 농식품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내년 1월부터 인하하고, 남은 2년 임기 내 중소기업대출 최고금리를 한자릿수로 내리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공적 금융기관들도 중소기업 지원에 나선다.
수출입은행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에 맞춰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내년에 적용할 방침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올해 말 38조8000억원인 중소기업 보증 규모를 내년에 최대 40조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보증 규모가 커지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도 확대된다.
은행과 금융공기업의 이런 움직임은 비 올 때 우산을 뺏는다는 세간의 비난에서 벗어나려는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금융기관들은 경기가 좋을 때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렸다가 불황이 되면 빌려준 돈을 서둘러 회수하는 바람에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흑자 도산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10월 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83%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말(1.7%)보다 높아졌다. 자칫하면 중소기업 연체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