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울문화재연구원(원장 김홍식)은 '서울 종로 청진 1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에 포함된 이 지역을 조사한 결과 경기 광주 일대 관요(官窯)에서 15세기 말-16세기 초에 생산한 최상급 백자호 3점을 찾아냈다고 5일 말했다.
이들 도자기는 19세기 무렵에 지었다고 생각되는 조선시대 건물터를 조사하다가 건물 기단 전면에서 구덩이에 나란히 매납된 상태로 발견됐다.
조사단은 "매납 양상을 볼 때 어떠한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묻은 것이 아니라 모종의 급박한 사건을 만나 급하게 매납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백자호 3점은 크기가 각각 높이 35.5cm, 입지름 16.0cm, 밑지름 15.2cm(1호), 높이 36.5cm, 입지름 16.9cm, 밑지름 16.0cm(2호), 백자호 3. 높이 28.0cm, 입지름 14.0cm, 밑지름 13.3cm(3호)다.
모양이 대략 비슷한 2점의 백자호는 세운 항아리 형태인 입호(立壺)로서 구연부(주둥이)가 짧고 납작하게 말린 것이 특징이다. 동체(胴體)가 어깨 부분에서 불어났다가 하부로 갈수록 줄어들어 하단부에 이른다.
이를 감정한 도자사 전공 윤용이 교수와 나선화 박사는 "전체적으로 풍만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며 기벽은 두꺼운 편으로, 상부와 하부를 따로 만들어 접합한 흔적이 있다. 유색은 약간의 푸른기가 도는 유약을 전면에 베풀었다. 굽은 안다리굽으로 가는모래를 받쳐 구웠다"고 평가했다.
구연부 일부가 상실된 다른 백자호 1점은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고 둥근 형태의 원호(圓壺) 스타일이다. 입술 부분은 둥글고 납작하게 말았으나 어깨가 급격하게 팽만해졌다가 둥근 곡선을 이루며 내려와 하단부에서 짧게 끝난다. 굽 접지면에서는 유약을 닦아내고 가는 모래를 받쳐 구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은 최상급 조선시대 백자가 고고학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되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출토 직후 이들 백자는 인근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져 임시 보관 중이지만, 박물관은 조사단과 협조해 이에 대한 보존처리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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