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랩톱 시장에 '인공지능(AI)'이 침투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AI 랩톱'을 연내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삼성전자는 AI 랩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장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인터넷이나 와이파이에 연결하지 않아도 AI 연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랩톱 신제품 '갤럭시 북4' 시리즈를 연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 '코어 울트라'를 탑재할 것으로 점쳐진다.
코어 울트라는 인텔 프로세서 중 처음으로 시스템온칩(SoC)에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담아 네트워크 연결 없이 복수의 AI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인텔은 지난 9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인텔 이노베이션'에서 코어 울트라를 오는 14일(현지시간) 정식으로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갤럭시북 4 시리즈에 독자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온디바이스 AI는 수집한 정보를 중앙 서버로 전송하지 않아도 돼 처리 속도가 빠르고 보안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삼성 가우스를 최초 공개하면서 "(삼성 가우스를) 단계적으로 제품에 적용해 그 용도를 확장해 나가면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곧 삼성 가우스가 탑재가 거의 확실시되는 스마트폰 신제품은 물론 랩톱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통상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랩톱 갤럭시 북 시리즈 라인업을 연초에 선보여왔다. '갤럭시 북3' 시리즈 역시 지난 2월 초 출시됐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전작 대비 공개시기를 한 달가량 앞당긴 것은 '첫 AI 랩톱'이라는 상징성을 선점해 글로벌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 랩톱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 무대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점이 이 같은 전략을 내세운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국내 랩톱 시장에서 점유율 52%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국내 랩톱 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한 것은 2015년 1분기(51.1%) 이후 처음이다. 전년 동기(34.2%) 대비 17.8%p 올랐다.
반면 세계무대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레노버, 휴렛팩커드(HP), 델테크놀로지스 등에 밀려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지 못하자 삼성전자는 AI 랩톱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점유율 확장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향후 AI 랩톱 시장이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갤럭시 북4의 흥행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 및 HP 등이 AI 랩톱을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제품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업체들이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북 시리즈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점유율 확보에 있어 고무적인 요소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선보인 갤럭시 북3 시리즈가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는 지난 5월 '2023년 최고의 노트북'을 선정하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북3 시리즈가 '올해 최고의 랩톱' 4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