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금융위원회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증권사 CEO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하면서 교체가 불가피하게 됐다.
라임펀드의 피해 규모는 1조6700억원대, 옵티머스 펀드는 5000억원에 이른다. 금융 당국은 증권사들이 펀드 판매 관리를 소홀히 하고 내부 통제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보고 제재 절차를 밟아왔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 대해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박 사장과 정 사장은 중징계가 확정되면서 연임은 물론, 다른 금융사로 옮길 수도 없게 됐다. 박 사장은 2019년부터, 정 사장은 2018년부터 CEO에 올랐으며 3연임했다.
박 사장은 '직무 정지'를 받게 돼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게 됐다. 박 사장은 라임펀드의 설계와 상품 판매에 직원이 모두 관여했으며 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무거운 징계 수위가 결정됐다.
KB증권은 전면 쇄신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21일 취임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첫 사장단 인사와 맞물리면서 조직의 전면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KB증권은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임원 인사 전까지 사장 공석 사태에 대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현 사장에게 전권을 위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사장 후보로는 최재영 KB국민은행 WM고객그룹대표(부행장)와 강순배 KB국민은행 기업투자금융(CIB) 총괄 등이 언급된다. 최 대표는 KB증권 WM부문장(부사장)을 겸임 중이며 WM부문과 연금부문을 총괄해 왔다. 강 총괄은 KB증권 IB부문장을 겸임 중이다.
정 사장은 '문책 경고'를 받아 내년 3월 임기를 마친 후 추가 연임이 불가능하게 됐다.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펀드 제조가 아닌 판매에만 관여했다는 점을 감안해 문책경고에 그쳤다.
NH투자증권 임추위는 내년 2월 본격적인 차기 CEO 후보군 평가 및 추천 절차를 거쳐 2월 말이나 3월 초 최종 결론을 내놓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이 농협금융그룹의 완전자회사가 아닌 만큼 CEO를 직접 선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부 인사로는 윤병운 IB사업부 부사장과 권순호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사업부 전무 등이 거론된다. 윤 부사장은 다른 IB사업부 대표보다 사내 입지가 공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전무는 120명 수준에 달하는 OCIO사업부를 이끌며 OCIO 전문인력 양상에 상당한 의욕을 보이는 인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CEO들의 교체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