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이지영 기자 | 고금리로 연체율이 상승해 카드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와 함께 미래 먹거리 확장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5대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4691억원을 거뒀는데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순이익은 1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5% 줄었다.
삼성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456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8% 줄어들었다. 3분기 순이익은 1395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소폭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22.7% 감소한 2724억원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1275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1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가장 크게 감소해 34.1% 줄었다.
1일 여신금융협회의 카드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카드 사용액 추이 역시 둔화하고 있다.
분기별 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두자릿수를 기록하다가 올해 2분기 한자릿수로 떨어진 뒤 3분기에는 2.4%까지 낮아졌다.
실적 악화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고금리 환경으로 인해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의 늘어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금리의 상승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까지도 지속적으로 업황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건전성 관리의 필요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으며 수익성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연체율은 2023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건전성 지표 역시 최근 계속 악화되는 추세다.
신한카드의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1.35%로 전 분기에 대비 소폭 나아졌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49% 올랐다.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1.1%로 전 분기와 같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0.4% 오른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1.36%, KB국민카드는 1.22%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6%, 0.06% 올랐다.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66%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25일 공개한 '2024년 금융산업 전망보고서'에서 카드사의 부실차주 및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정부의 건전성 관리 압박이 확대되고 DSR 규제와 대환대출 등 정부의 관련 정책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사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소는 그 뿐만이 아니다. 네이버 등 국내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데다가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도 신용카드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수익원 발굴 역시 더 중요해졌다.
보고서는 데이터 수익 사업을 확대하고 해외 시장을 진출 하는 등으로 수익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데이터 수익 사업의 경우 단순히 데이터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가공하고 컨설팅 하는 등의 사업이 주요 수익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전채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앞으로도 카드사의 수익성 개선은 계속해서 어려울 것"이라며 "신용카드업은 명목소비 둔화로 결제부문이 보합세에 그치고 조달비용과 충당금 부담은 한동안 지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아세안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실적이 확대하고 있어 향후에도 관련 진출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면서도 "특히 신흥국의 지급결제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선구매후결제(BNPL) 등 현지 특성에 맞는 사업모델 강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카드사 관계자는 "실적이 안 좋기는 하지만 그건 충당금 부분이 많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카드사들이 신용 판매로만은 수익을 많이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면서 "데이터 판매 등 신사업 추진에 노력을 많이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