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수교 140주년…통합 학술 대회 프레스 데이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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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수교 140주년…통합 학술 대회 프레스 데이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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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준(왼쪽에서 세 번째) ADeKo 이사장이 18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 통합 학술대회 프레스 데이'에 참석했다. [사진 = 김윤호 기자]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한·독 수교 140주년을 맞아 18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 통합 학술대회 프레스 데이'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주한독일대사관과 한국독일동문네트워크(ADeKo)를 비롯한 한·독 커뮤니티 6개 기관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부임 예정인 주한독일대사관 게오르크 슈미트 (H.E. Georg Schmidt) 대사내정자, 김효준 ADeKo 이사장(연세대 특임교수·전 BMW Korea 회장), 마틴 헹켈만(Dr. Martin Henkelmann) 한독상공회의소(KGCCI) 대표, 김영진 한독협회 회장, 이호경 주한고등교육진흥원(DAAD) 대리대표, 클레멘스 트레터(Dr. Clemens Treter) 주한독일문화원 문화원장 등 한·독 커뮤니티 기관 대표 6인을 비롯해 300여명의 업계·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과 독일의 140년 수교 역사에 대한 성과와 현재 위치를 되돌아보고 향후 방향성에 대해 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과 독일의 수교는 1883년 10월 24일 독일 협상사절단을 태운 군함 1척이 제물포항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그해 양국은 경제적 목적으로 '한독통상우호항해조약'을 체결했으며, 현재까지 경제·정치·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이어왔다. 1963년 독일에 한국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고 1990년 독일 통일 후 분단국가라는 동질적 경험아래 통일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한국과 독일은 우방으로서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 IMF때 한국 투자 늘렸던 독일과 '윈-윈 파트너쉽' 경제협력

한국과 독일은 140년간 활발한 경제교류를 맺었다. 지난해 기준 한·독 교역량은 약 45조원(약 336억달러)을 기록했으며, 이는 10년 전에 비해 34% 증가한 수치다. 독일은 한국이 교류하는 유럽연합국 가운데 무역량 25%를 차지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며 한국은 독일에게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중국을 제외한 첫 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한국에 진출한 독일기업은 약 500여개 이상이다. 독일은 1964년부터 2022년까지 총 180억달러를 한국에 투자했다.

김효준 ADeKo 이사장은 "한국 IMF 외한위기 시절 대부분의 국가가 투자금을 회수한데 비해 독일은 미래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오히려 투자금을 늘렸다. 이는 그간 한국과 독일이 얼마나 긴밀한 경제적 파트너였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파독 광부와 간호사는 한국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2008년 과거사정리위원회' 공식 집계에 따르면 1963~1977년 사이 한국 광부 7936명, 간호요원 1만1057명 및 기능공 931명 등 총 1만9924명이 독일에 파견됐으며 이를 계기로 1961년 12월 '한·독 정부 간 경제 및 기술 협조에 관한 의정서'를 체결하면서 한국은 공공과 상업차관 합계 1억5000만마르크(당시 환율로 3700만달러 상당)의 유상원조를 제공받았다.

◆ 한류 타고 한국 문 두드리는 독일 유학생 수 증가

주한고등교육진흥원(DAA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하는 독일 유학생 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류 초기 2011년부터는 독일에서 한국을 찾는 유학생 수가 한국에서 독일을 방문하는 유학생 수를 역전했으며 최근 2년간 한국으로 유학 온 독일 학생 수는 독일로 간 한국 학생 수보다 2배 가까이 높다. 1950~60년대를 통틀어 한국을 찾은 독일 유학생 수가 약 30명 정도였던 것을 비교하면 놀랄 만한 수치다. 2000년대 말에 비해 한국을 찾은 독일 유학생 수는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그 수는 꾸준히 상승했다.

독일 유학을 선호하는 한국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이호경 주한고등교육진흥원 대리대표는 "지난해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유학 국가 5개국 중 독일이 4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는 비영어권 국가로선 유일하다.

주한독일고등교육진흥원은 1956년부터 독일유학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원해 그 인기에 일조하고 있다. 내년도 고등교육·무상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독일에서 수학한 한국 유학생은 2만여명에 이른다. 이는 2006년 ADeKo가 출범한 계기가 됐다.

◆ 미래세대를 위한 한·독 인재 양성 교류 강화

이번 행사에서는 미래세대를 위한 한·독 교류의 포문을 열고자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Youth Exchange Program)'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Youth Exchange Program)은 양국 젊은 학생들의 학문적 지식교류와 우호적 문화교류를 지원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며, 그 첫 단추로 '덕수고등학교' 1학년 학생 30명이 2024년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다. 협약식에는 설세훈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김주영 교육부 과장, 로버트 랭글러(Robert Lengler) 서울독일학교 교장, 이상철 덕수고등학교 교장과 한·독 대표 학생 4명이 참석했다. 김효준 ADeKo 이사장는 "향후 한국과 독일 고교 학생의 교류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며, "양국 도시 별 학교를 매칭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류 학교 수를 늘려 나갈 것"이라 발표했다. 2024년 200명, 2026년 500명 규모로 확대될 계획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이원 직업교육 프로그램 '아우스빌둥(Ausbildung)'은 2017년부터 한국에 도입됐다. 아우스빌둥(Ausbildung)은 기업 현장에서의 실무 교육과 학교에서의 이론 교육을 결합한 독일식 이원 직업교육 제도다. 한독상공회의소는 2017년 국내 독일계 자동차 기업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BMW 그룹 코리아를 한국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에 최초 도입했고, 2018년에는 다임러트럭코리아와 만트럭버스코리아, 2019년에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 2021년에는 포르쉐코리아가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에 합류했고 발표했다. 현재 △2019년 86명 △2020년 83명 △2021년 91명 △2022년 110명의 트레이니(trainee)가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졸업한 2017년, 2018년 참여학생을 감안하면 이미 600여명 수준이 된다. 매년 참가 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내년엔 더 많은 청년을 지원할 방침이다.

◆ 향후 양국 강점을 결합한 새로운 시장 설계 필요

한·독 커뮤니티 6개 기관 대표와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과 독일이 향후 새로운 시장을 설계하고 협력해 나가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화된 사회·AI 등장·환경문제 대두 등으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양국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DPP(Digital Product Passport)에 사용된 데이터를 재이용하는 시장을 창출하거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준수 비용 절감을 위한 공동 전략을 수립하는 등 미래 협력 분야는 새로운 시장을 함께 설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양국이 가진 각각의 장점을 바탕으로 산업을 확보하는 것을 강조했다. 독일의 강점인 제조업에 한국의 빠른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더하거나, 독일 데이터 시장의 컨셉 및 개념을 피드백이 빠른 한국 시장에서 구현할 수도 있다.

또한, 미래는 양국 관계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국가와의 횡적 연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효준 ADeKo 이사장은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하는 연대 커뮤니티가 결성될 것"이라며 "한국과 독일도 두 나라에 국한된 관계를 확장해 새로운 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본 행사는 18일 프레스 데이를 시작으로 19일과 20일 3일에 걸쳐 통합학술대회로 진행된다. 한국과 독일의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전문가들의 통찰을 듣는 기조연설부터 인문사회·산업통상·과학기술 등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현안을 56명의 한·독 커뮤니티 기관과 전문가, 독일계 기업 등이 함께 고찰할 계획이다.

김효준 ADeKo 이사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과 독일을 잇는 중추적인 6개 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140년간의 성과를 되짚고 앞으로의 140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에 그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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