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고공행진 속 '1등급 가전' 대세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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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고공행진 속 '1등급 가전' 대세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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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렌털업계, 절전 기능 탑재 라인업 확대해 수요 공략
전기 요금 인상 속 '고효율 가전'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진은 한 소비자가 롯데하이마트를 찾아 고효율 가전을 살펴보는 모습.
전기 요금 인상 속 '고효율 가전'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진은 한 소비자가 롯데하이마트를 찾아 고효율 가전을 살펴보는 모습.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멈출 줄 모르는 전기 요금 고공행진 속에서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인 '고효율 가전'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가전 시장 내 대세로 우뚝 섰다. 이에 관련 업계선 절전 기능을 탑재한 고효율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수요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고효율 가전은 일반 가전제품 가운데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높은 제품을 일컫는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냉장고, 김치냉장고, 벽걸이 에어컨 등 대다수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고효율 제품으로 정의한다. 다만 벽걸이 제외 에어컨(1~3등급), 일반세탁기(1~2등급), 유선 진공청소기(1~3등급)만 예외적으로 최대 3등급까지 고효율 제품으로 보고 있다.

고효율 가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올 초부터 상반기 내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대표이사 한종희·경계현)가 올 상반기에 판매한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의 2대 중 1대는 '절전가전'인 것으로 조사됐다. 절전가전은 삼성전자가 자체 기준으로 선정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모델을 말한다.

또한 이커머스 전문기업 커넥트웨이브(대표집행임원 이건수)의 가격비교 서비스 다나와가 올 2월 주요 가전제품 카테고리에서 고효율 제품의 판매량 비중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가전 카테고리에서 고효율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일반세탁기의 고효율 가전제품 비중은 67%에서 87%, 벽걸이 제외 에어컨은 18%에서 86%, 드럼세탁기는 57%에서 74%로 각각 상승했다. 반면, 에어컨 시장에서 에너지 소비효율 4등급 이하 제품의 판매량 비중은 지난해 2월 82%에서 올해 2월 12%까지 급감했다. 

이처럼 고효율 가전이 인기를 끄는 것은 전기 요금 상승의 영향이 크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2023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5.9% 상승했다. 이 중 전기 요금은 28.8% 올랐다.

전기 요금 인상 기조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4월 kWh당 6.9원을 시작으로 △7월 kWh당 5원 △10월 kWh당 7.4원 △올해 1월 kWh당 13.1원 △5월 kWh당 8원 등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총 kWh당 40.4원을 올렸다. 4인 가구의 월 평균 전력 사용량(정부 추산치 332kWh) 기준 매월 가구당 요금이 월 3000원가량 오르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 요금 인상 폭이 커지며 가계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전제품 구매 시 에너지 효율을 체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가전업계를 비롯해 렌털업계에서는 절전 기능을 적용한 제품을 앞세워 판촉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의 경우 'AI 절약 모드' 기능이 새롭게 적용됐다. AI 절약 모드 활용 시 사용자가 선호하는 온도를 학습해 소비전력을 최대 2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에어컨 신제품에는 '모션센서 AI'를 적용했다. 사람이 외출하면 에어컨이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바뀌는 기능이다.

LG전자(대표이사 조주완)는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냉장고 신제품에 냉장고 도어를 틈새가 없도록 부드럽게 닫아주는 '오토 클로징' 기능을 탑재했다. 문이 덜 닫혀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는 점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올 초 출시한 휘센 타워 에어컨 최상위 모델에는 레이더 센서를 달았다. 레이더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거실에 사람이 없으면 절전상태로 바꿔 최대 72%까지 소비 전력을 낮추는 식이다.

코웨이(대표이사 서장원)는 신제품 '듀얼클린 제습공기청정기'에 제습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 인버터 컴프레서와 저소음·저전력의 절전 기능을 적용했다. 에너지 세이빙 기술을 가시화해 제습 기능 사용 중에 변동되는 에너지 절감률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점도 이 제품의 특징 중 하나다.

쿠쿠전자(대표이사 구본학)는 6인용 식기세척기, 100℃ 끓인 물 정수기, 버블 8 비데 등 장시간 전원을 켜두고 사용하는 제품에 '에너지 아이' 기능을 장착했다. 에너지 아이는 사용량이 적은 저녁 시간대에 불필요한 기능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가전제품은 디자인, 성능 등이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였지만, 전기 요금의 잇단 인상에 최근엔 절전 기능 탑재 여부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모습"이라며 "관련 업계에서도 에너지 절감 기술을 강화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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