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체육대회 논란 '민망한 춤'도 업무의 일종?
상태바
관세청 체육대회 논란 '민망한 춤'도 업무의 일종?
  • 강윤지 기자 yjkang@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10월 13일 17시 44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월말 관세청 개청기념 직원체육대회에서 10명의 여직원들이 사실상 강제적으로 치어리더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이 여직원들은 지난 8월27일 충남 천안시 관세국경관리연수원 대운동장에서 열린 체육대회 당일 하루종일 짧은 치마의 치어리더 의상을 입고 경기를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체육대회에는 1000여명의 관세청 직원들이 참가했다.

관세청 여직원 A씨(25) 등은 지난 8월 해당 부서장에게 불려가 "개청기념 체육대회를 하니 치어리더 의상을 입고 자극적인 춤을 추라"며 "잘하면 좋은 데로 보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수년간 공부해서 꿈에 그리던 공무원이 됐는데 짧은 치마를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허벅지가 다 드러나는 치마를 입고 남자 직원들 앞에서 엉덩이를 흔드는 춤을 추며 심한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를 포함해 근무경력이 짧은 여직원들은 행사 준비를 위해 퇴근 후나 업무시간에도 불려 다니며 일주일에 많게는 5차례씩 춤 연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담당자는 "자극적인 게 좋다"며 함께 맞춰 쓸 음악까지 골라 여직원들을 연습시켰고 이들은 체육대회 며칠 전부터 치어리더 의상을 입게 됐다.

일부 여직원들은 '업무량이 많다', '몸이 아프다'는 등 소극적으로 거부했지만 "뭐 때문에 안 되는지, 어디가 아픈지 구체적으로 얘기하라. 이것도 업무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체육대회 때 치어리딩을 하는 건 사실이지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했다.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것도 명백한 성희롱이다. 인사를 이용해 억지로 민망한 의상을 입히다니 이 일을 지시한 직원들에게 징계를 내려야 한다", "1000명 앞에서 원치 않는 치어리딩을 하다니 글로만 봐도 수치스럽다", "이것도 업무라는 말이 정말 황당하다", "힘 없는 여성, 그것도 경력이 없는 직원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게 한 건 있을 수 없는 일. 남자들이 얼마나 여자들을 차별하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며 공분했다.

컨슈머타임스 강윤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