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은 SK家 인재철학, 장학퀴즈 50년 역사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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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은 SK家 인재철학, 장학퀴즈 50년 역사 이끌다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2월 16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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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가 18일 방송 예정인 '장학퀴즈 50주년 특집 – 인재의 비밀' 화면.

컨슈머타임스=박준응 기자 |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인재보국(人才報國) 경영철학에 따라 지난 1973년 SK 단독후원으로 첫 전파를 탄 '장학퀴즈'가 오는 18일 방송 50주년을 맞는다. 

최 선대회장은 일찍이 자원·기술이 부족한 대한한국은 인재를 키워야만 강대국이 될 수 있다고 설파했다. SK는 장학퀴즈 후원을 비롯해 서해개발(1972년)·한국고등교육재단(1974년)·최종현학술원(2019년) 설립 등 현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이르기까지 대(代)를 이어 인재양성 관련 사업을 펼쳐왔다.

장학퀴즈는 50년 역사만큼 숱한 기록을 써왔다. 1973년 2월 MBC가 방송을 시작했고, 1997년 1월부터는 EBS로 옮겨 방송을 이어왔다. 1993년에는 국내 최장수 TV프로그램으로 기네스북에 올랐고, 한국기록원도 50주년을 맞아 새로 최장수 인증을 보탰다. 총 2344회가 방영됐는데, 출연자는 약 2만5000명, 방송시간은 2000시간에 달한다.

장학퀴즈 50주년을 맞아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방송도 준비된다.

EBS는 18일 낮 12시05분 '장학퀴즈 50주년 특집 – 인재의 비밀'을 방송한다. '50년 역사를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이 컨셉으로 경기도 판교의 SK텔레콤 버추얼(Virtual)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확장현실 기법으로 생생히 구현된 옛날 장학퀴즈 스튜디오에서 당시 출연자와 현재 출연자들이 50년 시공을 뛰어넘어 흥미진진한 퀴즈대결을 펼친다. 18년간 진행을 맡았던 차인태 전 아나운서와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도 출연해 장학퀴즈 추억을 되짚어볼 예정이다.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이란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을 망라한 3차원 버추얼 영상기술을 의미한다.

최 회장은 특집방송 축사에서 "장학퀴즈는 미래 인재로 성장할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문화코드가 되어왔다"며 "어느 때보다 변화의 파고가 높은 시대를 맞아, 청소년 여러분이 변화를 창조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앞서가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장학퀴즈 50주년을 맞아 대를 이은 SK家 인재철학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 선대회장은 먹고 살기도 힘들던 1972년 인재육성을 위한 조림사업에 나서 서해개발(현 SK임업)를 설립했다. 3000만평 임야에 수익성 좋은 나무를 심어 30년 후부터 1년에 100만평씩 벌목함으로써 회사경영과 무관하게 장학기금을 안정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선순환식 수목경영(樹木經營)을 도입한 것이다. 당시 황무지였던 충청북도 충주 인등산, 영동 시항산, 경기도 오산 등 4100ha 임야에 지금은 조림수 40여종, 조경수 80여종 등 330만 그루가 빼곡히 들어섰다.

최 선대회장은 같은 해 MBC가 장학퀴즈 광고주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자 단독후원을 약속하고 나서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은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열 사람 중 한 사람만 봐도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결정이 지금까지 장학퀴즈가 이어질 수 있었던 '초석'이 됐다. 

1974년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재를 털어 민간기업 최초의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지난 50년간 한국인 최초의 하버드대 종신 교수인 박홍근 교수, 하택집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 천명우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등 세계 유명 대학의 박사 861명을 배출했고, 장학생 4261명을 지원했다.

폐암 수술을 받은 故 최종현 선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경제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폐암 수술을 받은 故 최종현 선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경제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최 회장은 1980년 전국경제인연합회 강연에서 "많은 사람들은 사람이 기업을 경영한다는 소박한 원리는 잊고 있는 것 같다"며 "나는 일생을 통해 80%는 인재를 모으고, 기르고, 육성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1995년에는 울산대공원 조성을 약속하며 "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있다"며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런 유지를 이어받아 최태원 회장은 2019년 '최종현학술원'을 창립했다. 최 선대회장 20주기를 맞아 사재인 SK㈜ 주식 20만주(당시 520억원 상당)를 출연했고, 학술원 이사장을 맡아 인재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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