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장용준 기자 |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올해 공격적인 경영을 선보인다. 올해 주택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분양 목표를 늘림과 동시에 그룹(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에 충실하면서 전기차 충전사업 본격화 등 친환경 신사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밝힌 올해 주택공급 목표는 총 1만584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일반분양이 9318가구다. 이는 지난해 총 분양 결과가 6486가구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목표치가 절반 이상 상향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쟁사랄 수 있는 시공능력평가 톱 10 건설사들이 대부분 올해 공급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하향한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눈길을 끄는 건 올해 분양물량이 지역별로 보면 서울(789가구), 경기(2021가구) 등 수도권( 26.5%)보다 미분양 위험이 큰 대구(782가구) 등 지방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분양 전략은 홍 대표가 올해 미분양과 PF 리스크가 확대된 주택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구체적이면서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회사 측도 지방의 경우 특히 분양시기를 조정하는 능동적 대응으로 분양목표 달성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최근 행보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전기차 충전 사업이다. 건설사로서의 축적된 시공 노하우와 건물 자산관리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담당해 그룹사와의 안정적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최근 환경부 주관 올해 전기차 충전 보조금 지원 사업자에 선정된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020년 9월 전기자동차 충전 사업자로 등록한 이후 현대자동차 그룹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수행해 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앞서 지난해 10월 자산관리사업부 내 사업 전담 조직인 EVC(Electric Vehicle Charging service)팀을 신설하면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올해를 기점 삼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설을 적극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파트를 비롯해 정부기관이나 공장·업무·상업·주거시설, 주차장 등 생활시설 전반에 걸쳐 충전시설을 공급하면서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사업 시장 내 '톱5' 진입을 목표로 한다는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사가 시공하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아파트의 설계 단계부터 전기차 충전 솔루션 시스템을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전남 고흥군청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6개월 내에 고흥군청사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녹동신항여객선터미널 등의 공공시설 주차장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 42기와 완속 충전기 51기를 설치하고 운영 및 유지 보수를 맡게 됐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차체와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충남 당진시청(급속·완속 104기), 강원 고성군청(급속·완속 69기), 경남 김해시청(완속 15기), 서울시(완속 15기) 등과도 전기차 충전시설 인프라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그동안 전기차 충전 사업 본격화를 위한 파일럿 테스트나 사업 조직 정비 등 충분한 사전 준비와 검증을 거쳤다"면서 "이제 전기차 충전 사업이 플랜트·주택·에너지분야 신사업 등과 더불어 균형감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신사업은 초소형모듈원전(MMR) 사업개발이다. 지난 8일 미국의 MMR 전문 기업인 USNC 및 폴란드 레그니차 경제특별구역(LSEZ)과 MMR 사업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SEZ는 폴란드 레그니차시에 1997년 설립된 1400헥타르(약 424만평) 규모의 경제특별구역으로 폭스바겐, 바스프(BASF) 등 77여개의 글로벌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번 협약으로 현대엔지니어링과 USNC, LSEZ 3개 기업 및 기관은 레그니차 경제특별구역 내 전기, 열, 스팀 공급을 위한 MMR 도입을 협의하게 된다. MMR 도입의 상업적, 기술적 측면에 대한 철저한 타당성 평가를 통해 실현 가능성과 적합성을 확인 후 향후 추가 협의를 통해 사업 실현을 위한 본격적인 협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MMR은 발전 효율이 매우 높으며, 열 공급, 수소생산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발전 가능성이 매우 주목되는 분야"라면서 "캐나다 초크리버 MMR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발판 삼아 이번 폴란드 LSEZ MMR 프로젝트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나아가 글로벌 MMR 시장 선두두자 위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올해 공격적인 주택 분양 및 신사업 추진과 더불어 초대형 프로젝트 착공을 통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계약을 체결한 9조원 규모 석유화학설비공사인 '샤힌 프로젝트(울산 일대에 에틸렌·폴리에틸렌(PE)을 비롯한 석유화학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가 올해 착공하면 플랜트 사업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