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도 동참…침묵의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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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애도 동참…침묵의 유통가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11월 03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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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3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 참사에 대해 유통업계도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핼러윈 관련 행사를 전격 취소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연기하는 등 마케팅 활동 축소에 나서는 모습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개막식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국내 최대 쇼핑 축제다. 행사는 오는 15일까지 예정대로 진행하되 2300여개 참여 기업이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할 수 있도록 했다.

추진위원회 측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과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하고자 개막 행사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달부터 내달 11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쓱데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쓱데이는 신세계그룹의 온·오프라인 계열사가 총출동해 1년에 한 번 진행하는 대표 할인 행사다. 올해는 지난해 그룹에 편입된 G마켓·옥션의 간판 행사 '빅스마일데이'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오는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됨에 따라 쓱데이 등 대형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유명을 달리하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겪고 계신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SNS와 TV 광고 등을 통해 진행하던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전면 중단했다. 다만 빼빼로데이 상품은 이미 대부분 발주가 완료돼 각 유통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편의점 등 유통 채널에서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고객이 제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정도에서 빼빼로데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제과는 '모두의 만남을 응원해!'라는 슬로건 아래 빼빼로데이 글로벌 통합 캠페인을 진행 중이었다. 카자흐스탄,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도 빼빼로데이 광고 캠페인을 전개할 방침이었다.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있던 주류업계의 마케팅 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카타르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오비맥주는 애도 기간에 SNS나 온라인 콘텐츠 게재를 자제하고 있다. 추후 오프라인 행사 등의 진행 여부는 상황을 지켜본 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엔데믹 이후 처음으로 맞는 대형 이벤트인 핼러윈이 비극으로 끝나면서 관련 행사 취소를 넘어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될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큰 참사가 발생한 만큼 대대적인 행사 등은 자중해야 한다는 분위기"라면서도 "하지만 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태원 참사로 인해 소비 심리까지 위축된다면 소상공인들의 피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업들도 지금까지와 달리 조용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실속 있게 소비자를 도울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방안을 고안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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