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롯데 '칙촉' vs 오리온'촉촉한 초코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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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롯데 '칙촉' vs 오리온'촉촉한 초코칩'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8월 30일 0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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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톱2' 팽팽한 접전… 효자상품 역할 '톡톡'

카피 [copy] 1. 같은 말 : 복사(複寫), 2. '모사'로 순화. (포털 '다음' 국어사전 참조)

국내 식∙음료 업계에 '카피바람'이 거세다. 카피제품이 생활 속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다.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어느 것이 '원조'제품인지 소비자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가짜를 의미하는 '짝퉁'과는 거리가 멀다. 만드는 업체가 분명하고 생산단계가 투명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불쾌하다. 원조인양 과시하고 당당히 광고하는 '철면피'에 기가 찬다. '진짜' 혹은 '원조'를 추구하는 소비자 패턴은 국적을 불문한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아니다'는 반론이 나올 법 하나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긴다.

중국산 '짝퉁'을 의미하는 '산자이'. 그랬던 산자이가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진짜를 뛰어넘는 '카피제품'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력이 중심에 있다.

이를 식∙음료에 대입하면 맛과 제품 디자인으로 압축된다. 얼마만큼 진일보 했을까. 얼마만큼 차별화를 뒀을까. '모방'만 하고 '창조'는 게을리 하지 않았을까. 본보는 국내 식∙음료 업계를 중심으로 '카피제품'의 단면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 롯데 '칙촉'(위)과 오리온 '촉촉한 초코칩'(아래)

◆ 초코칩 쿠키계 '강호동'과 '유재석'

방송가에선 유재석과 강호동이 '화술'을 앞세워 'MC 1인자' 자리를 두고 팽팽한 경쟁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이 '편안함'과 '카리스마'로 점철되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면 초코렛 쿠키업계에서는 롯데제과 '칙촉'과 오리온 '촉촉한 초코칩'이 그렇다.

두 초코칩 쿠키 모두 바삭함이 아닌 '촉촉함'을 컨셉으로 잡아 매니아층을 형성한 것에 공통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감에선 미묘한 차이로 각각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고 있다.

'칙촉'은 지난 1997년 출시한 이후 매년 200억 가량 판매되는 롯데제과 '효자상품'이다. 올 상반기에만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칙촉'은 2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탄생했다. 출시 당시 '초코칩 쿠키'는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 주는 핸드메이드표나 동네 빵집에서 판매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롯데제과 측이 고급스러움을 더한 초코칩 쿠키를 개발하면서 관련 업계에 선두로 나섰다.

'칙촉'은 딱딱한 쿠키만 존재하던 시장에 획기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단숨에 히트 반열에 올라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칙촉'의 아성에 도전한 것이 오리온의 '촉촉한 초코칩'이다. 이 제품도 '칙촉'과 같은 1997년 출시했으나 시기적으로는 간발의 차이가 발생해 '후발제품'이 됐다.

이 제품은 현재 월 17~18억원의 매출액을 꾸준히 올리며 연간 200억을 팔아 치우고 있다.

'칙촉'과 비교했을 때 매출 만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강호동과 유재석이 '카리스마'와 '편안함'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듯 비슷한 듯 한 두 제품도 각각 다른 매력은 있다.

'칙촉'이 1봉당 15g에 75kcal라면 '촉촉한 초코칩'은 1봉당 20g에 101kcal다. 무게차이는 있으나 10g 당 비교했을 때 열량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제품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초코칩'은 '칙촉'이 미국산, '촉촉한 초코칩'이 네덜란드산을 쓰고 있다.

   ▲ 롯데 '칙촉'(위)과 오리온 '촉촉한 초코칩'(아래)의 제품 비교

◆ '칙촉'과 '촉촉한 초코칩' 고소함 vs 달콤함, 식감차 '뚜렷'

'칙촉'은 L-글루타민산나트륨 합성착색료를 안썼다고 광고하고 있다. 웰빙열풍을 타고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인체 유해 논란이 일었던 합성조미료(MSG)를 안 썼다는 얘기다.

'촉촉한 초코칩'은 위해요소 중점관리 우수식품 인증인 해썹(HACCP) 마크 획득을 자랑한다. 해씹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위생적이고 안전하다고 지정한 식품에만 표시하는 마크다.

그러나 이 제품들이 초코칩 쿠키계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비슷한 외모에 다른 식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온라인 상에서도 두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층이 갈리고 있다. 칙촉은 고소하고 단백한 맛을 살린 반면 촉촉한 초코칩은 촉촉하고 달콤한 맛이 강점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같은 듯 다른 두 제품이 향후에도 평행선을 이루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지, 1인자가 좁혀질지 등 귀추가 주목된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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