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시장 급성장…대형 건설사 수주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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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시장 급성장…대형 건설사 수주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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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도시정비사업에서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지난해 9조원대에서 올해 15조원대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규제 완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이 손쉬운 선택이 라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과거 중견 건설사들의 먹거리로 여겨지던 리모델링 사업이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화건설이 지난 24일 총 사업비 1205억원 규모의 염창 무학아파트 리모델링사업 단독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강서구 양천로 일대 273가구 규모의 염창 무학아파트를 지하 5층~지상 24층, 아파트 5개동, 총 302가구 규모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같은날 현대엔지니어링도 사업비 3027억원 규모의 용인 수지 삼성1차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하 1층, 지상 18층 576가구(6개동) 규모로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2층, 지상 25층 높이의 아파트 662가구로 탈바꿈하는 공사다.

이날 두 건의 수주는 모두 대형 건설사의 '첫 단독 수주'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1월 본격적으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킨 뒤 기술력 및 영업력을 강화해 왔고, 현대엔지니어링도 이보다 앞선 지난해 말 도시정비영업실 산하에 있던 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를 '리모델링영업팀'으로 승격시킨 뒤 리모델링 사업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용인수지삼성1차아파트 조감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용인 수지 삼성1차아파트 조감도.

이후 양사 모두 컨소시엄을 구성해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적은 있지만 단독으로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면서 "특히 자사의 프리미엄 주거브랜드인 포레나의 가치와 차별화된 상품성을 비롯해 안정적인 재무기반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 역시 "향후 단독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국내 최고수준의 신용등급(AA-)과 풍부한 유동성, 브랜드가치와 차별화된 상품성 등을 기반으로 우수한 사업 조건을 제안해 재건축, 재개발과 함께 도시정비사업 추가 수주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건설사 가운데 이들보다 앞서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해 궤도에 오른 건 포스코건설이다. 지난 2014년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만든 이후 올해 1기 신도시 수주추진반을 신설하는 등 한 발 빠른 행보로 리모델링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 리모델링 분야 수주 누적액은 1조5000억원을 넘기며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달에도 1기 신도시 일산 지역 리모델링 첫 사업지로 '문촌마을 16단지'를 수주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현대건설(1조9258억원), GS건설(1조4175억원) 등도 리모델링 수주 1조클럽을 달성했고, 올해 리모델링 시장에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서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해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시공사를 선정하려는 단지가 130여개인 데다 조합 설립을 준비중인 사업장도 전국적으로 150여개에 이른다.

이는 1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공동주택의 노후화가 심화되면서 재건축을 바라는 단지는 늘어났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제자리걸음이다 보니 그 대안인 리모델링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한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은 준공 후 30년이 지나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리모델링은 절반의 연한으로 가능하고 단지별로 사업이 진행되기에 공사 기간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면서 "최근 조합원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사업 기간 지연과 분담금 부담이다 보니 확실히 추진이 가능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선호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시도 향후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지침이 되는 법정계획인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재정비하면서 이같은 분위기에 힘을 싣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제10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이는 지난 2016년 수립한 기본계획에서 사회·제도적 여건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이번 변경안은 지난해 12월 서울시의회 의견청취에서 원안 동의된 바 있으며, 계획 목표연도는 2030년으로 '2030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기본계획안에는 리모델링 수요예측,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 공공성 확보방안,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지난해 약 9조원이던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5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도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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