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물폭탄에 침수차 손해액 '100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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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물폭탄에 침수차 손해액 '100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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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하은 기자]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차가 속출한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0%대를 웃돌며 안정적인 수치를 이어가고 있었으나 이번 침수차가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손해율 관리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손해보험협회 등은 전일 수도권 일대에서 발생한 폭우로 7000여대에 이르는 침수차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손해보험협회가 12개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취합한 침수 피해 차량은 지난 10일 오전 9시 기준 6853대로 추정 손해액은 855억9000만원에 달했다. 이중 대형 5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에만 5657대의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현재까지 손해액은 774억원에 이른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화재가 이날 오전 8시 기준 2371대의 침수 피해를 접수했다. DB손해보험은 0시 기준 1247대, 현대해상은 오전 7시 기준 1047대, 메리츠화재는 오전 9시 기준 194대, KB손해보험은 같은 시간 798대가 각각 접수됐다. 

침수 차량 사고 접수는 폭우가 잠잠해진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어 손해액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고가의 외제차가 밀집해 있는 강남·서초 일대의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피해액 역시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침수 차량 중 외제차는 △삼성화재 939대 △DB손해보험 397대 △현대해상 245대 △KB손해보험 266대 △메리츠화재 47대 등 1894대로 집계됐다. 외제차들의 손해액만 424억4000만원에 달한다. 피해 차량에는 5억원을 호가하는 페라리와 더불어 포르쉐 파나메라, 벤틀리 등 초고가 차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침수차량 보험접수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손보사들의 총 손해액은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기록적 폭우로 침수차 뿐만 아니라 낙하물에 의한 피해까지 잇따르자 손보사들은 손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량이 침수될 경우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은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 등을 통해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보험사 입장에서는 오롯이 보험금 지출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최근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던 손해율 관리에도 구멍이 뚫렸다. 손해율이란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율로, 손해율이 떨어질수록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상승한다.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한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은 78~80%로 알려져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100%대를 웃돌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코로나19 이후 크게 감소했다. 고유가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통행량이 줄면서 손해율도 안정권에 들어선 것이다.

주요 손해보험 5개사의 올해 상반기 손해율은 평균 76.2%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76.3% △현대해상 78% △DB손해보험 76.5% △KB손해보험 75.9% △메리츠화재 74.1%다. 지난해 상반기 손해율이 79%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대 초반까지만 유지돼도 흑자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폭우 피해로 3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80%대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통상 하절기엔 계절적 요인이 작용해 장마·태풍에 따른 침수 피해, 휴가철 통행량 증가로 손해율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 폭우는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기록적인 폭우에 고가 외제차량의 차주들이 잇따라 피해를 보면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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