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부족" 전기차에 밀리는 수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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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소 부족" 전기차에 밀리는 수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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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넥쏘.
현대차 넥쏘.

[컨슈머타임스 이찬우 기자]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긴 주행거리, 짧은 충전시간, 많은 보조금 등 장점에도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 이에 수소차의 개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환경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자동차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뽑힌다. 하지만 '인프라 차이'로 인해 이 둘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현대차의 2021년 차종별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넥쏘는 8502대 판매됐다. 반면 아이오닉5는 2만2671대 판매됐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마찬가지다. 넥쏘와 아이오닉5의 판매량 차이는 1만대 이상이다.

넥쏘가 아이오닉5보다 1000만~1500만원 비싸지만 국고 보조금이 차이를 상쇄한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을 살펴보면 넥쏘는 2250만원, 아이오닉5는 700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뿐만 아니라 넥쏘의 주행가능거리는 약 600km 이상으로 전기차보다 더 오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쏘가 시장에서 밀리는 이유는 수소 충전소 부족이라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년 간 넥쏘를 주행한 직장인 정모씨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주행거리가 비슷한 것이 수소차의 최대 장점"이라며 "전기차를 업무용으로 사용해봤지만 500km도 안되는 짧은 주행거리로 인해 장시간 운전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수소차는 충전 인프라 부족해 주변에 충전소가 없다면 구매할 수 없다"며 "장거리 운행 시 경로내 충전소를 무조건 찾아야 하고, 충전소 고장, 재고 소진 등을 대비해 플랜 b, c를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2년 수소충전소를 310기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2020년 목표였던 130기도 달성하지 못했다. 수소차 충전소는 전국에 115기 뿐이다. 설치가 저조한 원인은 다른 연료 충전소에 비해 비싼 초기비용과 유지비 때문이다.

수소충전소는 약 30억원의 설치비용이 필요하고 연간 2억원의 유지비가 소모된다고 알려져 있다.

수소충전소는 전기차, 주유소와 다르게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모두 셀프 충전이 가능하지만 수소차는 연료의 위험성 때문에 자격을 갖춘 전문가 만이 충전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수소충전소 설치를 어렵게 만든다. 충전 인프라 부족은 수소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큰 걸림돌이 된다.

주변에 충전소가 있더라도 사람이 몰리면 대기시간이 길어진다. 이에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떠나는 운전자들도 있다. 주유소 처럼 24시간 운영하지 않아 충전시간도 제한된다.

반면 전기차 충전소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과 지하주차장 등 작은 부지에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긴 주행거리, 빠른 충전시간 등 장점이 있지만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수소트럭 엑시언트.
현대차 수소트럭 엑시언트.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수소차 개발을 승용차가 아닌 트럭이나 버스 등 상용차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거리 운행을 해야 하는 업무 특성 상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시간이 짧은 수소차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상용차는 저속 고토크를 활용하기 때문에 디젤 연료를 사용했는데 이를 수소가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수소전기차를 기존의 승용대상에서 상용대상으로 초점을 바꿔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전국적으로 수소버스를 활성화해 보급한다면 차고지 중심으로 수소충전소를 보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의 움직임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15~24일 열린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수소 트럭 '엑시언트', 수소 버스 '유니버스' 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2일 독일에 수소 트럭 엑시언트를 수출하며 유럽 상용트럭 시장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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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종 2022-08-05 17:41:30
친환경적이 대세지만 그 에 따른 인프라구축과 경제성이 동반돼야 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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