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데다, 미국이 이르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추가 인상 관측이 다소 우세한 상태다.
하지만 작년 말 이후 거리두기 강화와 오미크론 확산 등에 따른 경기 부진을 고려해 금통위가 일단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경기 상황을 봐가며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 한은 "기준금리 여전히 완화적 수준"…추가 인상 시사
일단 한은과 금통위 내부 분위기만 보자면, 이달 아니면 2월 중 한 차례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지난해 11월 25일 금통위가 8월에 이어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린 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올해 1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신년사에서 "새해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한다"며 다시 한번 추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 3%대 물가 상승률…"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플레 압력 낮출 것"
금통위가 연초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는 쪽은 무엇보다 물가 위험을 근거로 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7%나 뛰었다. 10월(3.2%)과 11월(3.8%)에 이어 4분기 3개월 내내 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돌았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중후반까지 높아지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금통위로서는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미국 기준금리 인상 초읽기…한국 선제적 인상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 긴축을 서두르는 점도 금통위로서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지난 6일 공개된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른 속도로(sooner or at a faster pace)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연준이 3월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마치고 6월께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의사록 공개 이후 3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나왔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기준금리 등 정책금리 수준이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