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유통현장] M&A로 덩치 키운 유통 공룡…메타버스 활용도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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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유통현장] M&A로 덩치 키운 유통 공룡…메타버스 활용도 만점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12월 31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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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유통업계의 2021년은 '각자도생'과 '합종연횡'이라는 큰 틀로 나눠 볼 수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년차를 맞아 신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광폭행보가 계속됐고 업체들 간의 협업도 이어졌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활용한 마케팅은 유통 전반으로 확산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서는 익숙한 편의점, 커피전문점을 찾아볼 수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더욱 진일보 해 탄소저감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다. 많은 유통기업이 산하에 ESG위원회를 설치하며 지속가능한 미래 그리기에 나섰다.

◆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코로나 2년차 M&A 활발

코로나19로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과 GS리테일의 '광폭 행보'에 세간의 시선이 쏠렸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5591억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신세계는 점유율 15%(SSG닷컴 3%+이베이코리아 12%)를 확보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 2위로 올라섰다. 최근 G마켓·옥션에서 신세계그룹 연합 첫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시너지 창출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해 올해 4000억원대 투자를 단행했다. GS리테일은 지난 4월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 508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지분 19.53%)로 등극했다. 8월에는 3000억원을 들여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했다. 물류스타트업 팀프레시에는 20억원을 투자했다. 이달 1일에는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와의 동맹을 발표했다.

◆ 아바타로 소통한다…마케팅 창구로 부상한 '메타버스'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뜻한다.

메타버스에서는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사용자들과 교류할 수 있어 MZ세대 사이에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메타버스를 새로운 마케팅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메타버스에서 대학생 마케터 면접을 진행했고 빙그레와 정식품은 소비자 이벤트를 열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제페토 인기 맵에서 'CU제페토한강점'과 'CU제페토교실매점'을 개설했다. 이디야커피도 인기 맵 중 하나인 포시즌카페 겨울테마에 '이디야 포시즌카페점'을 오픈해 최단기간 300만 방문을 기록했다.

브랜드 공식 맵을 오픈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GS리테일은 제페토에 GS25 전용 맵 'GS25 맛있성'을 오픈하고 온·오프라인 매장과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공식 월드맵 '배라 팩토리'를 론칭하고 디지털 커머스 시작을 알렸다.

◆ ESG경영, 지배구조 개선 노력으로 이어져

올해는 ESG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의사결정을 추진할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기업이 늘었다.

롯데는 지난 10월까지 모든 상장사 내 이사회 설치를 마쳤다. 롯데지주를 시작으로 내년 6월까지 전 상장사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달성하기 위한 2030년 중장기 목표와 전략 등을 담은 로드맵을 수립했다. 삼양식품, 동원F&B, 이디야커피 등도 경영 투명성 확보를 목표로 올해 ESG위원회를 출범시켰다.

ESG경영에서 가장 무게감 있게 진행되던 친환경은 필수로 자리잡았다.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에코8.0'에 이어 제주삼다수, 농심 백산수, 풀무원 샘물 등 대부분 먹는 물 브랜드가 무라벨로 옷을 갈아입었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어메니티로 몸살을 앓던 호텔가에도 변화가 생겼다.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L7호텔과 롯데시티호텔은 일회용 어메니티를 대용량 다회용 디스펜서로 대체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친환경 캠페인 '조선 그린웨이'를 선언하고 투고 상품 포장에 사용하는 보냉제를 친환경으로 전환했다.

◆ 온라인은 새벽배송, 오프라인은 대형매장…극과 극 양상

오프라인 채널은 소비자들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 대형 매장을 줄 지어 오픈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2월 16번째 매장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공식 개점했다. 더현대 서울은 8만9100㎡ 규모로 기존 수도권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 판교점(9만2416㎡)에 견줄 만하다.

신세계는 지난 8월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영업을 시작했다. 대구신세계 이후 5년 만의 신규 출점이다. 넥스페리움, 아쿠아리움, 스포츠몬스터, 멀티플렉스 영화관, 193m 전망대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로 오프라인 매장의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같은 달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문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이 2014년 수원점 오픈 이후 7년 만에 오픈하는 신규 점포다. 야외 스트리트 쇼핑몰과 백화점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공간으로 연면적이 24만6000㎡에 달한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늘어나는 새벽배송·익일배송 수요에 집중하고 있다. 신선식품의 경우 전국권 새벽배송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일찌감치 새벽배송을 시작한 수도권에서는 품목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마켓컬리, SSG닷컴, 헬로네이처가 수도권에 이어 충청권까지 배송을 확대했다. 이를 위한 물류센터 확장, 물류업체 협업이 활바랗게 이뤄지고 있다.

◆ 코로나 블루에 보복소비 활발…명품·백화점 '방긋'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명품 소비와 골프, 호캉스 등 보복 소비가 더욱 각광 받았던 한 해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5개뿐이었던 연매출이 1조원 이상인 백화점은 올해 11개로 늘었다. 올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신세계 본점과 대구점, 롯데 부산본점, 갤러리아 압구정 명품관 등 6개 점포가 새롭게 '1조 클럽'에 합류했다. 이들 백화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40%에 달한다. 보복소비 척도를 알아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치솟는 명품 인기에 제품을 '득템'하려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면서 높은 가격에 리셀(되팔이)하는 등 여러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들의 끊임 없는 가격 인상에 '한국 소비자는 봉이냐'는 푸념도 나온다.

루이비통은 올해 5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에서 입문백으로 인기가 많은 '알마BB 모노그램'은 182만원에서 201만원, '알마PM 모노그램'은 204만원에서 226만원으로 뛰었다. 666만원이었던 프리미엄 라인 '카퓌신 MM'은 753만원이 됐다.

샤넬도 올해 2월, 7월, 9월에 걸쳐 3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샤넬의 대표 가방인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은 2017년 598만원에서 971만원으로 올라 4년새 인상률이 62.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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