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카카오가 보험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는 보험 선물하기, 보험금 찾아주기 등 빅테크 특성을 살린 디지털 서비스로 이용자층을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지난 23일 이커머스 플랫폼 최초로 '보험 모바일 상품권'을 출시했다. 총 12종으로 △원데이 골프 홀인원보험 △차박보험 △등산보험 △펫보험 △자동차보험 등으로 구성됐다. 보험료는 990원부터 2만7650원까지 다양하다.
카카오페이 역시 지난 19일 DB손해보험과 전용 암보험을 선보였다. 이번 암보험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금융 플랫폼과의 첫 번째 제휴 상품으로, 수술비나 입원일당 외에도 암 환자가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사 도우미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는 이달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휴면예금·보험금 찾기'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지난 8월 4일 기준 출시 2주 만에 1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찾아간 휴면예금 및 보험금은 총 56억원(27만5000건)에 달한다.
보험업계에서 빅테크 카카오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카카오 인증서'는 출시 8개월 만에 인증서 발급 기준으로 이용자 2000만명을 확보했다. 국민 2.5명 중 1명은 카카오 인증서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신규 고객 증가는 중장년층이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신규 고객 가운데 40~50대 비중은 48%, 60대 이상은 10%였다. 서비스 시작 이후 현재까지 20~30대가 54%인 것에 비해 가파르게 증가했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 보험업 예비허가를 받은 후 본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본허가는 예비허가를 받은 후 6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하므로 이르면 올해 말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이 출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우선 미니보험으로 고객을 유입하고 향후 장기인보험으로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출시한 미니보험은 가입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적어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보유한 보험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카카오의 보험업 진출은 기존 보험사들에게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며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더욱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손해보험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이라는 대형 플랫폼을 활용해 보험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