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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대표 최규복)가 자사상품 구매 시 지급한 포인트 형식의 '마일리지'를 임의로 축소 지급하다 덜미를 잡혀 논란이 예상된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의 상품들은 시중가 보다 비싼 금액에 책정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뒤통수를 맞았다'는 식의 반응이 적지 않다.
◆ "유한킴벌리에 우롱당한 기분"
A씨는 유한킴벌리의 '하기스' 기저귀를 구매할 때 마다 제품 포장에 숫자로 표시된 'I♥HUGGIES'점수를 잘라 모아왔다. 제품 종류에 따라 1~7점이 붙어 있었다.
점수 표시를 우편으로 보내면 업체 측이 합산한 뒤 자사 마일리지 샵인 '매직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일리지로 전환해 주는 방식이었다.
'매직몰'에서 유아용 장난감 등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업체 측의 설명에 지인들이 사용하지 않은 점수까지 꼼꼼히 챙긴 A씨는 1200점 가량을 쌓을 수 있었다.
A씨는 마일리지로 전환된 점수를 확인하고 경악했다. 마일리지는 1200이 아닌 400에 불과했기 때문. 1200점은 소비자 한 명이 모을 수 있는 마일리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업체 주장이었다.
업체가 구체적인 기준 없이 임의로 A씨의 마일리지를 축소 지급한 것이다. A씨는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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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용도 놀이 테이블'의 경우 매직몰에서는 200마일리지+19만4400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6만39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50마일리지+4만2100원짜리 '카스 맥퀸 붕붕카'는 시중가 4만620원, 100마일리지+9만6600원에 판매되는 '자석 양면이젤'은 9만36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B씨는 "제 돈 주고도 더 싸게 살 수 있는 제품을 누가 마일리지까지 차감해 가며 비싼 돈 주고 장난감을 사겠냐"며 "(유한킴벌리에) 우롱당한 기분"이라고 불쾌해 했다.
◆ '마일리지샵' 가격 책정, 책임 없다?
유한킴벌리 측은 1인당 적립 가능한 마일리지가 제한돼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매직몰' 상품 가격 책정도 자사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하기스 홈페이지 회원가입 시 약관을 통해 1인당 적립 가능한 마일리지는 1000점으로 제한돼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지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말 뿐 A씨의 사례처럼 축소 지급 과정에서 '증발된' 마일리지와 관련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어 그는 "마일리지샵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격은 제휴 공급사가 책정한다"며 "그 가격을 토대로 (유한킴벌리는)일정부분 할인폭만 적용한다"고 밝혔다.
가격과 관련된 부분에는 유한킴벌리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며 시중가 보다 높은 가격에 대해서는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마일리지샵이 하기스 홈페이지 내 위치한다는 점과 하기스 고객만 이용 할 수 있는 점을 비쳐볼 때 유한킴벌리의 해명은 책임 떠넘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 소비자는 "100마일리지 넘게 모으려면 하기스 기저귀를 100만원치는 사야 할 것"이라며 "마일리지샵에서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파는 유한킴벌리는 '충성 고객'을 '봉'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마일리지를 모으면 할인된 가격에 장난감을 구매할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이제와서 '책임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식으로 '뒤통수' 치지 말고 차라리 마일리지 정책을 없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