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낚시성 텔레마케팅'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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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낚시성 텔레마케팅' 부글부글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4월 23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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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곡 준다더니 포인트 소진-카드 결제… 회사 "동의 받았다" 발뺌
   
 

#사례1= 최근 롯데카드로부터 "롯데카드를 3만원 정도 더 사용하면 잡곡 6kg을 드린다"는 전화를 받은 롯데카드 회원 A씨. 평소 사용하는 카드 액수를 고려했을 때 부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A씨는 "알았다"고 답했다.

며칠 후 롯데카드의 안내대로 잡곡이 집으로 도착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잡곡은 A씨가 기존 소유하고 있던 롯데포인트 7000점 차감과 3만원 카드 결제가 합산돼 '구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카드 측이 말한 '3만원을 더 쓴다'는 것이 잡곡을 구매하는데 사용된 것이다.

A씨는 "새해맞이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는 잡곡이라더니 단순 물품 '판매'를 위한 전화였다"며 "롯데카드처럼 이름있는 회사가 한 통의 전화로 이렇게 고객을 우롱해도 되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사례2= B씨 역시 최근 롯데카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고객 감사 차원에서 쌀과 찹쌀을 보내려고 한다"며 B씨의 주소를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카드 실적에 따라 주는 사은품이라고 생각한 B씨는 의심 없이 주소를 확인해줬다.

그렇게 쌀을 받은 B씨는 카드내역서를 보고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롯데카드가 운영하는 쇼핑몰 '그린마켓'에서 쌀을 3만원에 구매한 내역과 함께 자신의 롯데포인트가 모두 소진돼 있었기 때문.

부랴부랴 롯데카드사에 전화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배송비 2500원을 내고 반품할 수 있지만 포장을 뜯은 제품은 반품 불가"라는 말뿐이었다.

B씨는 "TV홈쇼핑을 봐도 버튼 눌러가며 결제하는데 '알았다'는 한마디로 개인정보 입력하는 절차 없이 결제가 됐다니 이해할 수 없다"며 "롯데카드 측은 애초에 결제한다는 언급도 없이 화려한 화술로 고객을 속이고 절차 없이 구매를 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 "'고객 감사' 잡곡 드려요"...카드 결제 3만원

롯데카드(대표이사 박상훈)의 낚시성 텔레마케팅(TM)에 대한 피해나 불만을 호소하는 글은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피해사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본보 확인 결과 피해자들이 받은 전화는 롯데카드가 운영하는 농산물 쇼핑몰 '그린마켓'의 TM 전화였다.

그린마켓은 지난 2009년 롯데카드가 부대사업의 일환으로 농산물 공급자와 직접 거래 형태의 유통제휴를 맺어 친환경, 지역특산 농산물을 판매하는 곳이다.

이 TM전화의 주요 골자는 롯데카드 포인트 3만7000점 차감을 통해 6kg의 잡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포인트가 모자라는 부분은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일종의 전화권유판매인 셈이다.

롯데카드 측은 결제 전 동의를 구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피해자들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벤트성이 아닌 통신판매의 일환으로 거는 전화"라며 "고객들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포인트로 구매하고 나머지 모자라는 부분은 롯데카드로 결제된다고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롯데카드 "카드결제 안내 후 동의 확인"

그는 이어 "아무래도 영업을 위한 전화이기 때문에 고객을 오래 붙잡기 위해 상품을 강조했을 수 있다"며 "그렇지만 TM은 워낙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부분이기 때문에 카드결제가 안내 되도록 철저하게 교육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선 사례와 비슷한 고객 불만이 접수돼 녹취파일을 확인해 보면 상담원들이 결제 내용을 안내 했으나 고객들이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부연이다.

아울러 "롯데카드가 카드사다 보니 이미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어 일련의 정보 없이 본인 확인 만으로 결제가 이루어진다"며 "통신판매는 카드 결제할 때 서명 없이 본인 확인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특약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롯데카드의 TM을 통한 판매행태를 꼬집는 목소리가 새 나왔다.

한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정보에 느린 어르신들은 돈이 빠져나가는 줄도 모르고 이벤트로 쌀 받았다고 좋아하실 수도 있겠다"며 "이런 판매행태는 사기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소비자는 "고객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비윤리적인 판매행태는 사라져야 한다"며 "업체들의 판매유도 전화는 넘쳐나는데 개개인이 각자 조심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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