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1000만 가입자 시대로 접어든 가운데 단말기 보호 목적 등으로 사용되는 액세서리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다.
'고급화' 이미지에 편승해 액세서리 가격을 이렇다 할 기준 없이 높게 책정, '울며 겨자먹기'식 구매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에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 규모가 커지고 있어 가격과 관련한 규제제도와 정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범퍼 케이스 11만9000원, 액정보호필름 3만3800원
아이폰4 사용자인 강모(경기도 김포시)씨는 요즘 기기 액세서리를 모으는 재미에 푹 빠졌다. 하지만 카드대금 청구서를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액세서리 가격이 비싼 탓이다.
강씨가 지난달 구입한 제품 가격만 액정보호필름 3만3800원, 범퍼 케이스 11만9000원, 이어폰 6만5000원 등 20만원이 넘는다. 이달에는 아이폰 거치대와 스피커 역할을 하는 제품을 12만7900원에 구입했다. 강씨는 추가로 아이폰을 장식할 여러 스티커제품과 케이블 정리기를 구매할 예정이다.
80만원 대인 기기 값을 고려할 때 40여 만원에 달하는 액세서리 가격은 강씨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강씨는 "아이폰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관련된 액세서리 가격은 전반적으로 비싼 편"이라며 "기기 보호 기능이나 디자인을 보고 구매하면서도 적정 가격이 맞는지 항상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케이스 하나에 몇 만원씩 하는데 어떻게 매번 사주겠냐"며 "비싼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볼 때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생각을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1002만 명으로 조사됐다. 전체 휴대전화가입자 5116만명의 19.6%를 차지한다. 특정 성별, 연령에 관계 없이 휴대전화 가입자 5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자 기기 보호, 개성 연출을 위해 사용되는 액세서리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를 2445억 원으로 추산했다.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에 쓰이는 액세서리는 휴대전화 고리, 1만원 미만의 플라스틱 케이스 정도가 전부였다. 본격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액세서리는 가죽케이스, 액정보호필름, 스피커, 배터리, 이어폰 등 종류가 다양화 됐다.
가격도 몇 천원대부터 몇 십만원에 달하는 제품까지 천차만별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검색하자 1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케이스, 액정보호필름 같은 제품도 3~4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 "스마트폰이 비싸다고 액세서리까지 비싸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가격이 평균적으로 '고가'라는 목소리가 높다. 과소비 풍조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유모씨는 "스마트폰 가격이 비싸다고 액세서리까지 비싸야 할 이유가 있냐"며 "특히 분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청소년들이 과소비를 하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은 국내 대기업들까지 가세하며 커지는 모양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5월 IT액세서리 브랜드 '아이잘'(IZALL)을 선보이면서 직접 제품 제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삼성모바일샵', 팬택은 계열사인 팬택씨앤아이와 함께 IT제품∙액세서리 매장 '라츠'를 열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