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통큰 미끼상품' 소비자 농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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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통큰 미끼상품' 소비자 농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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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착한'제품 곳곳서 판매중단 요구…"생산자도 소비자도 손해"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통큰', '착한'과 같은 대형마트들의 미끼상품 경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생산자와 소비자는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는데 반해 대형마트만 이득의 범주 내에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양계농가와 치킨가게 업주들은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 홈플러스의 '착한 생닭'과 관련해 미끼상품 판매 지속 시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 "닭고기 가지고 생산자와 소비자 농락하면"

 

오리 생산자와 판매자 모임인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대형마트가 생산비 이하로 닭고기를 판매해 자유무역협정(FTA)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한숨이 깊은 양계농가를 사면초가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홈플러스의 '착한 생닭' 등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닭을 미끼상품으로 판매한데 대한 항의의 목소리다.

 

협의회는 홈플러스가 판매한 '착한 생닭'과 관련해 "병아리 한마리가 800원인데 닭고기 1000원은 어디서 나온 가격이냐""1000원이 착한 가격이라고 선전,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닭고기를 가지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농락하면 전 양계농가의 목소리를 모아 실력행사를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마트들이 제품 평균가에 훨씬 미치지 못하거나 원가 이하로 내놓는 미끼상품에 생산자, 업계 관계자 모두 피해를 입는다는 얘기다.

 

지난해 9'이마트피자'로 촉발된 대형마트들의 미끼상품 경쟁은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 '더큰 피자'와 홈플러스의 '착한 생닭' 등으로 이어졌다.

 

각 대형마트는 이들 제품을 한시적으로 판매할 때 마다 '완판', '인기', '동났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사진과 함께 배포했다. 제품을 사기 위해 몰린 소비자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미끼상품을 통해 소비자를 자사 매장으로 많이 끌어 들였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자료다.

 

자칫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미끼상품을사기 위해 줄 서 있는 소비자들을 살펴보면 특정 성별, 연령대에 국한돼 있지 않다. 평소 대형마트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까지 미끼상품에 이끌려 매장을 방문하게 된다는 얘기다.

 

대형마트를 방문한 소비자들은 미끼상품은 물론 매장 내 진열돼 있는 다른 제품까지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대형마트가 노리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라는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시민단체들도 대형마트의 미끼상품 경쟁을 지적하고 나섰다.

 

생산자,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보거나 이익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형마트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의견이다.

 


◆ 생산자-소비자 이익 불분명…"대형마트 배불리기"

 

김건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대형마트들은 미끼상품을 판매하면서 고객을 위한다거나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말을 앞세운다""말장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구체적인 실상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대형마트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미끼상품을 팔려면 생산자나 납품업체에 가격인하를 요구했을 것"이라며 "이들의 피해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득도 불분명하다는 부연이다.

 

소비자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할인판매로 고객들을 현혹시키기 보다 꾸준히 제품가를 낮추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소비자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대형마트의 미끼상품은 모두 사라져야 한다""대신 전 제품의 가격을 안정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대형마트가 또 어떤 제품을 미끼로 던질지 궁금하다""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있는 유통업자가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 것에만 급급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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