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기나긴 '산통' 끝에 나온 삼성전자의 '옴니아2' 보상책이 소비자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받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옴니아폰에 대한 보상책을 내놨다. 삼성전자 단말기를 재구매하는 조건으로 10만원을 지원, 삼성카드의 '제로할부' 선포인트 제도를 활용해 남은 단말기 할부금을 대납해 준다는 것이 골자다.
낮은 제품완성도에 따른 옴니아 사용자들의 불만 해소를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삼성 리빙프라자와 삼성카드 주관의 고객관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르면 이달 말 시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옴니아 보상= 갤럭시S 재고정리+삼성카드 끼워팔기?
이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옴니아 사용자들은 리빙프라자에서 삼성카드 발급과 동시에 선포인트와 지원금으로 할부잔금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새 단말기 개통 지원은 SK텔레콤이 맡는다.
보상 소식을 접한 옴니아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는커녕 불만의 목소리가 먼저 쏟아져 나왔다. 삼성전자 단말기 구매, 삼성카드 발급이라는 보상 조건이 문제였다.
3월 현재 2년 약정으로 옴니아2를 구입한 사용자 대부분은 약정 잔여기간이 1년 남짓 남은 상태다. 남은 할부금은 45만원 수준이다. 옴니아 사용자가 할부금 잔액을 보상받고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구매 할 경우 2년 약정 조건으로 올인원45 요금제를 선택하면 23만9000원, 올인원55 요금제 선택 시엔 15만9000원에 살 수 있다.
올인원 45요금제로 SK텔레콤을 통해 갤럭시S보다 최신폰인 아이폰4를 구입해도 26만4400원만 내면 되는 상황. 옴니아 사용자들은 구형폰을 사용하면서 또 다시 삼성전자에 발목 잡히는 셈이다.
삼성카드 선포인트 제도로 해소되는 단말기 할부금은 결국 옴니아 사용자 입장에서는 '빚'이다. 삼성카드 결제 금액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로 먼저 지급받은 포인트를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선포인트 10만점으로 10만원 상당의 할부금을 지원받은 옴니아 사용자가 이를 포인트로 상환하려면 대략 200만원을 삼성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 삼성 "보상책 미확정"…SKT "삼성이 도와달라고 제안"
삼성카드는 가만히 앉아서 고객을 유치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보상 방안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한 옴니아 사용자들의 불만은 실시간으로 온라인상에 게재됐다.
삼성전자는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사실만 강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보상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이동통신사(SK텔레콤) 쪽에서 (보상 관련) 프로그램을 시행하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동참할 뜻은 있다"고 밝혔다.
보상 주체를 SK텔레콤으로 돌리는 뉘앙스가 풍긴다.
SK텔레콤의 주장은 달랐다.
이곳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보상 내용을 (삼성전자로부터) 제안 받은 것이 맞다"며 "옴니아폰을 급하게 만들다 보니 사용자들의 불만도 많고 삼성전자 명성에 금이 가니까 (보상 방안을) 오래전부터 검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도와달라고 공식 제안한 부분에 대해 SK텔레콤은 협조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옴니아 보상 방안에 대한 불만 여론이 확산되자 삼성전자는 '미확정' 입장을 내세워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 대표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수준의 보상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삼성전자가 단말기 할부금을 지원해준다는 구실로 자사 휴대전화와 삼성카드까지 쓰게 만들려 한다"며 "삼성의 꼼수는 한도 끝도 없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소비자는 "국내 대표기업이 내놓은 보상 방안이 이 정도 수준이라니 정말 기가 막힌다"며 "삼성전자가 엉터리 휴대전화를 사용하느라 고생한 옴니아 사용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위약금을 대납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