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이 한라봉을 특산물로 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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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이 한라봉을 특산물로 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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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품종 '부지화' 이름 바꿔 소비자 기만…"탐나봉이 진짜"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한라봉을 두고 농촌진흥청 내 균열음이 일고 있다.

 

농진청이 최근 한라봉과 유관으로 식별이 불가능한 국내품종 '탐나봉'을 개발한 배경에 한라봉이 일본품종이라는 '단점'을 상쇄시키고자 한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라봉의 제주도 특화에 힘썼던 것과는 다른 행보여서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간 한라봉을 제주도 특산물로 인식해 왔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혼선이 일고 있다.

 

'국산' 탐나봉, '일본산' 한라봉 '밀어내기'

 

, 옥돔과 더불어 제주도 특산물로 소비자들 사이에 인식돼 왔던 한라봉이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과 업계에 따르면 '부지화'라는 외래품종에 제주도 대표 산인 한라산의 이름을 따 마치 국내 고유품종인 냥 특산물로 둔갑해 있었다.

 

농진청 산하 한라봉특화작목산학협력단이 1998년 일본에서 도입된 부지화 품종에 '한라봉'이라는 상표명을 붙여 특화 시키는데 앞장선 영향이다.

 

그러나 농진청은 지난 17'한라봉보다 맛있는 탐나봉이 나왔다'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그간 한라봉의 제주도 특화에 힘을 쏟았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이다.

 

한라봉은 한 그루의 나무 안에서도 품질이 고르지 않고 장기간 저장 시 신선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다시 말해 나무에서 완전히 익도록 뒀다가 따는 감귤로 늦게 수확하는 만감류 품종인 한라봉은 산 함량은 낮은 반면 산 빠짐은 빨라 나무 착화는 늦고 저장력은 짧은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탐나봉의 경우, 품질이 고르고 재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는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탐나봉은 한라봉보다 더 달면서 식감이 부드럽고 껍질 두께가 얇아 껍질 벗김이 수월하다.

 


농진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감귤품종이 외국에서 도입된 품종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세계가 인정하는 국산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탐나봉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겉으로 보기에 한라봉과 탐나봉은 전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지만 탐나봉은 한라봉에 비해 당도와 재배상 문제에서 훨씬 강점을 가지고 있다""향후 대체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농진청 "당도 높은 탐라봉, 한라봉 대체 가능"

 

그는 이어 "한라봉이 일본에 품종등록이 안돼 있는 상태라 로열티를 따로 내지는 않지만 외래품종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품종육성을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신품종 연구에 착수해왔다"고 덧붙였다.

 

한라봉이 제주 특산물로 인정받고 있기는 하지만 외래품종이라는 '결점'이 있는 만큼 농진청이 이를 벗어버리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탐나봉의 보급과 한라봉의 입지는 숙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농진청 관계자는 "품종 등록이 된 후에야 보급이 가능하다""품종 등록에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묘목을 생산하며 보급시기를 조율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한라봉의 러시아 수출을 성사시킨 농진청 산하 한라봉특화작목산학협력단과의 마찰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농진청의 비효율을 지적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외래종자가 지역 특산물화 된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들었었다""국내종자를 개발하고 계량을 통해 대안을 찾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같은 종류의 두 가지 특산품이 생기는 것은 홍보와 대중화적인 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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