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갤럭시는 쓰레기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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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우리 회사제품 애용" 사내 포스터 눈길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우리가 LG제품을 사랑하지 않는데 고객들은 과연 우리의 제품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LG전자가 '집토끼' 관리에 나섰다.

임직원들의 자사 스마트폰 사용률이 현격히 떨어져 있다고 보고 '우리 스마트폰을 사용하자'는 식의 캠페인을 개시했다. 스마트폰 품질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일정부분 묻어난다.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빌딩에 잠시 머물고 있는 LG전자 일부 부서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LG그룹 전체로 확산 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그 파장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어느덧 아이폰, 갤럭시 등 타사제품을 사용……'

 

15 LG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스퀘어에 입주해 있는 LG전자 한국마케팅본부는 최근 '기본지키기'라고 명명된 캠페인을 시작, 사내 곳곳에 포스터를 부착했다. LG전자 임직원들만큼은 '옵티머스'와 같은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타사핸드폰을 사용하시는 임직원 여러분!'으로 시작되는 포스터는 전체적으로 비장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임직원 여러분'이라는 문구는 붉은색으로 강조돼 있다. 메시지 전달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에 있어서 출발이 늦었다. 어느덧 아이폰, 갤럭시 등 타사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LG전자가) 관대하게 됐다', '우리가 LG제품을 사랑하지 않는데, 고객들은 과연 우리의 제품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문장이 나열돼 있다. 앞 문장과 달리 뒷문장은 붉은색의 굵은 글씨체여서 눈길을 끈다. 

 

'타사핸드폰을 사용하시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부터 LG제품을 사용해 더 좋은 제품이 개발되고,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도록 (LG전자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야겠다'고 캠페인은 마무리 된다.

 

포스터에 사용된 사진만으로도 이 캠페인의 의도가 충분히 엿보인다는 평가다. LG전자 스마트폰과 달리 아이폰과 갤럭시 등 경쟁사 스마트폰들은 휴지통에 처박혀 있어 이채롭다.

 

서울스퀘어에서 근무하는 한 LG전자 직원은 "마케팅이나 영업 등 외부인들을 자주 접하는 LG전자 직원들 사이에서 타사 스마트폰 사용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밖에서 보기에 LG전자 직원들이 자사 제품을 안 쓰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어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인이 볼 수 있는 곳에 (캠페인 포스터가) 노출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직원들만 볼 수 있도록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각층 엘리베이터 주변에 붙여져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스퀘어에는 한국마케팅본부를 비롯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와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등 사업본부와 한국지역본부가 입주해 있다.

 

"우리가 잘못한 것이 있는 것이냐" 경계

 

LG전자 본사 측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이번 캠페인과 관련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한 관계자는 "(캠페인을) 한다는 소식을 들어보지 못했다""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맞다면 서울스퀘어에 입주해 있는 (LG전자) 쪽에서 시작하지 않았겠느냐"고 밝혔다.

 

구체적인 배경과 내부 의견조율에 관한 질문에 그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우리가 잘못한 것이 있는 것이냐"고 크게 경계하는 어조로 되묻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가 느끼고 있는 위기감이 그대로 캠페인에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관계자는 "전임 CEO였던 남용 전 부회장이 LG전자에서 하차를 한 것도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처가 늦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겠느냐""뒤를 이어 바통터치를 한 구본준 부회장의 강력한 스마트폰 재기 의지가 (캠페인을 통해) 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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