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10일 원고지 40여 장 분량의 이임사를 내 자리에서 물러나는 심경을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이날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을 임명제청하자 3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식구들에게 작별을 고한 것이다.
민 회장은 장문의 이임사에서 2008년 6월 부임 이후 숨 가쁘게 달려왔던 순간들을 회고했다.
그는 "2008년 민영화 로드맵을 손질하며 각계각처로 뛰어다녔다"며 "2009년에는 민영화법이 산고 끝에 여야 합의의 좋은 모양새로 통과될 때까지 가슴을 졸였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까지 밀려오는 부실에 시름도 깊었고, 기업구조조정 작업에 밤낮을 잊었다"며 "GM대우와의 기나긴 협상을 윈윈(서로 이익)으로 마무리한 것 또한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영화 일정을 다 완수하지 못해 마음 한쪽이 무겁다"면서도 임직원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큼 뛰어난 자질과 전문성이 있다"고 치켜세운 민 회장은 "은행법, 나아가 글로벌스탠더드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글로벌 유수 금융기관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전략적 체제를 갖춰 산은의 특별함을 온전히 인정받고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꽃피우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훌륭한 분이 후임으로 부임하게 돼 기쁘다"며 "3~6개월 여행도 다니고 쉬면서 생각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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