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땅이 갈라진 형태로 내용물이 크게 변질된 가운데 업체 측은 성분상에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피해수습을 게을리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솔가㈜는 제품특성과 소비자의 부주의가 결합돼 발생된 '오해'라는 입장이나 해당 제품이 비타민계의 '명품'으로 불릴 만큼 특정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 "아내가 모유 수유중이라……"
임신한 아내와 태아의 건강을 어떻게 하면 챙길 수 있을까 궁리해 왔던 직장인 A씨. 고민 끝에 그는 최근 롯데백화점에서 솔가비타민을 구입했다.
하지만 아내가 먹기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비타민은 기존 형태와 색깔을 잃기 시작했다. A씨는 구입매장을 찾아 강하게 항의했다. 매장 관계자는 "약통 속에 습기가 차서 그렇게(갈라지게) 된 것"이라며 "원래 그렇게 변한다"고 말했다.
A씨는 납득할 수 없었다. 뚜껑을 열어놓고 먹은 경우가 없었던 데다 제품을 습한 곳에 방치한 적도 전무했기 때문이다.
A씨의 항의는 한국솔가 본사에까지 전달됐다. 이곳 관계자는 "제품사진을 촬영해 보내주면 조사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사진을 확인한 이 관계자는 "(비타민) 성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그냥 먹어도 무방하다"는 무미건조한 답변을 내놨다.
A씨는 "당신들 같으면 이렇게 갈라지고 보기에도 이상한 비타민을 먹을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으나 "먹을 수 있으니 보내달라"는 대꾸가 이어졌다.
A씨는 "아내가 모유 수유중이라 먹는 음식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정말 (문제의 비타민을) 먹어도 되는 것인지 업체 측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본보의 사실관계 파악에 한국솔가㈜ 측은 '천연재료'가 형태변화를 일으켰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 관계자는 "국내외 제약사 등에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비타민은 부형제(알약형태를 만들기 위한 첨가물)로 합성첨가물을 사용한 뒤 타정(알약 모양으로 만드는 일) 작업을 거쳐 알약 형태가 유지된다"며 "솔가 제품은 비타민 B군중 하나인 천연 리보플라균을 코팅하는 방식으로 타정한다. 딱딱하지는 않지만 습기에 민감해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 하더라도 비타민 유통기한까지 외형적으로 크게 변형되는 사례는 드물다"며 "소비자가 제품 뚜껑을 꽉 닫지 않았거나 장시간 열어놓는 등 습한 환경에 노출시킨 것이 (비타민이 변형되는)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성분은 그대로 유지…먹어도 해 없다"
아울러 "(비타민) 모양이 달라진다 해도 성분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먹어도 전혀 해가 없다"고 덧붙였다.
A씨 사례의 경우 직원들의 응대방식에 일부 문제가 있었을 뿐이라며 시각적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들에게는 회사 차원에서 환불이나 교환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부연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안도의 의견과 동시에 업체 측의 홍보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직장인 이모씨는 "먹을거리 안전이 관심사인 이때 비타민도 오염됐나 싶어 걱정했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부 박모씨는 "살면서 다양한 비타민 제품을 먹어 봤지만 외형이 크게 변했다는 사례는 접해본 적이 없다"며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제품 관리 및 사용상 주의사항을 꼼꼼히 각인시키지 않아 오해가 커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