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유업 프리미엄 분유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조사 결과가 결정타다. 더욱이 이 업체의 특정제품에서는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사카자키균을 비롯 기준치를 초과하는 대장균군이 검출된 바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정치권에서조차 분유 위생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제역 여파로 인한 원유가 상승에다 이번 '사고'까지 더해진 대내∙외적 '악재'에 매일유업이 휘청대고 있다.
◆ 분유에 '황색포도상구균'…업체 "인정 못해"
매일유업은 수의과학검역원의 '조제분유에서 황색포도상구균 검출' 관련 발표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사과정에 대한 이의도 제기했다.
관련해 수의과학검역원은 이 업체 평택공장에서 지난달 6일 생산된 '앱솔루트 프리미엄 명작 플러스-2' 4만9774캔 가운데 6캔의 샘플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1개의 캔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고 4일 발표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열에 강하며 설사, 구토,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악성 세균으로 알려져 있다. 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같은 날 생산된 3만7714캔은 이미 시중에 유통된 상태. 면역력이 약한 다수의 어린 아이들이 문제의 균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매일유업은 수의과학검역원의 문제 제기에 따라 제품 회수 등 후속 조치를 취하면서도 이번 검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분유 제품은 100도 이상의 온도에서 두 번 열처리 과정을 거친다"며 "황색포도상구균은 제품에서 검출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문제가 된 제품과) 동일 생산된 제품을 자체 검사한 결과 문제가 없었다"며 "수의과학검역원에 검사방법, 샘플 체취방법 등 세부적인 내용을 밝혀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 법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는 부연이다.
"수의과학검역원의 이번 발표가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소비자들의 민원 전화가 있는데 (분유는) 아무래도 민감한 제품이다 보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매일유업의 이러한 반응을 접한 수의과학검역원은 담담한 표정이다.
수의과학검역원 감시조사과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결과를 인정 못하겠다는데 어쩌겠냐"며 "법적 대응 등은 그쪽(매일유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짧게 말했다.
매일유업 프리미엄 분유 제품에서 각종 식중독균이 검출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치권에서는 분유제품의 위생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 정치권 "분유 위생기준 상향 조정 해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은 "매일유업 제품에서 왜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지 모르겠다"며 "분유 제품은 아이들이 먹는 제품으로 위생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은 "유럽연합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분유 위생기준이 낮다"며 "어린 아이들이 먹는 제품인 만큼 관리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 자녀를 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매일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분유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문제가 업체 측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소비자는 "매일유업 제품에서 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자 마자 아이 건강 걱정에 눈물이 났다"며 "이 회사 분유는 물론 모든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소비자는 "업체 측에 전화해 왜 이런 제품을 판매했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항의전화가 빗발치는지 연결조차 어려웠다"며 "다시는 매일유업 분유를 내 아이에게 먹이지 않을 것"이라고 격분했다.
한편 지난 2009년 7월에는 매일유업 '초유의 사랑1'에서 신생아에게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사카자키균'이, 같은 해 12월에는 이 업체 '프리미엄 궁 초유의사랑-2'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대장균이 검출돼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