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말 출시한 자사 스마트폰 '옴니아2'를 놓고 "구매자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며 보상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발단이 됐다. 보는 각도에 따라 낮은 제품완성도를 인정, 사후 보상책을 실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가전업계의 통상적인 A/S정책의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측은 논란확대를 우려한 듯 '와전'이라고 서둘러 해명했으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 "공식적으로 밝힐 날이 올 것"
문제가 된 신 사장의 언급은 6일(현지시각) 나왔으나 국내에는 11일에서야 뒤늦게 전해졌다.
신 사장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9년 10월) 당시에 옴니아로 시작해 열심히 (아이폰과) 경쟁했다"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모바일 운영체제) 시스템의 한계 때문에 현재의 스마트폰 기능을 제공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특히 그는 "옴니아(2) 구매자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 옴니아 고객들에 대한 견해가 잘 정리되면 이를 공식적으로 밝힐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기기품질에 불만을 품은 옴니아2 구매자들에 대한 '사과' 차원의 보상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이후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 화제를 일으켰으며, 이를 기정사실화한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 까지 했다.
휴대전화 업계를 포함한 국내 가전시장에서는 '믿지 못하겠다'는 식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삼성전자가 A/S 범위확대에 따른 큰 금전적 손실 개연성을 감내하면서 까지 출시한지 1년이 지난 '고물(古物)'에 대한 보상을 진행할 리 만무하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옴니아2는 출고 직후 60만대 이상이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출고가는 100만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앞서 신 사장도 인정했듯 스마트폰으로써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수치가 곧 금전적 '출혈'과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이 관계자의 발언은 힘을 받는다.
삼성전자의 '자승자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옴니아2가 실패작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인데, 그에 따른 후 폭풍을 삼성전자가 어떻게 감내해 낼지 의문"이라고 풀이했다.
애플, 모토로라 등 글로벌 IT기업들과의 스마트폰 대전이 정점을 치닫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로써의 자신감 '추동력'이 상당부분 손실 될 수도 있다는 부연이다.
◆ "신 사장의 얘기는 와전된 것"
삼성전자 측은 옴니아2 보상과 관련한 계획이 없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옴니아2 사용자들에게 보상을 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전혀 검토되고 있는 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신 사장의 (CES) 얘기는 현장에서 와전된 것"이라며 "(신 사장은) 옴니아2 사용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지 보상을 해주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옴니아2 사용자인 직장인 금모씨는 "애플리케이션도 적고, 응답속도도 느려 불만이 많았었다"며 "삼성전자가 제품 품질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는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하니 허탈하다"고 웃음지었다.
대학생 이모씨는 "옴니아2가 나온 지 이제 겨우 1년 정도가 지났을 뿐인데 그 사이 스마트폰 제조기술은 비약적 발전을 이룬 것 같다"며 "삼성전자가 과도기적 (스마트폰) 모델로 인해 뒤늦게 곤혹스런 입장에 처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