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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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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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수정 자본주의 듣기만해도 골이 지끈한 단어를

누군가 말하면 우리는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그가 말하면 달라진다.

장하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부키

 

이정도면 출판계의 이승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연일 인터넷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을 강타하고 있는 장하준의 신작을 보며 든 생각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한국사회에 던진 충격은 그 책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놓았고 혹자는

그책을 지난 10년간 가장 훌륭한 책이라 칭하기도 한다. 그런 그가 3년만에 신작을 내놓았다.

다시 책은 불티나게 팔렸다. 경제학서적이라는 책의 분류가 무색하고 사회과학서적 코너에 꽂혀있는 책의 위치가 무색하다.

대한민국에서 어느 인문학자가 혹은 사회과학자가 장하준만큼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적이 있던가?

그러니 출판계의 이승기라는 수식어가 떠오르는 것이다. 그야말로 장하준 돌풍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는 왜 장하준에게 열광하는가? 일 것이다.

사실 그의 신작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그의 전작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확장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제기된 문제들이 확장되고 조금 더 현실적으로 풀어져 있을 뿐이다.

당연하다.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사이에는 서브프라임이 있으니까.....

 

2007년 발간된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정확히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짚어낸다.

신자유주의는 이러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세계화, 시장개방을 외쳐대는 나라들 역시 과거에는 누구보다 단단한 보호무역주의를 피력했다고 말이다. 더불어 이 책은 신자유주의가 가지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그래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강력했다.

끊임없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를 유입하고 앞으로 달려만가고 있던 한국 사회에 대한 의심과 불신들이 근거를 가지고 지지를 얻은 것이다.그러니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말했다. "속시원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2008년 마치 딱 끼워 맞춘 톱니바퀴처럼 우리의 의심이 확신이 될만한 사건이 터져버린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그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곧 신자유주의의 붕괴를 의미했다.

마치 예언처럼 착~하고 들어맞은 것이다. 무릎팍도사도 이정도 신통력을 지니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럼 애초에 이런 신자유주의의 모순, 부당함, 위험성을 강조했던 장하준에게 미국발 금융위기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까?

"거봐~내가 뭐랬니?" 라는 것, "이럴 줄 알았어~"라는 마음, 아무튼 신자유주의에 반대편에 서있던 그에게

금융위기가 가지는 의미는 각별했을 것이다. 그래서 2007년과 2010년의 장하준은 닮은 듯 다르다.

 

그의 논리는 보다 명료해지고 간결해진다. 그럴수밖에 없다. 전 세계가 이미 보았지 않은가?

신자유주의의 문제점과 붕괴를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또 보고 있지 않은가?

이를 수습하기 위해 미국이 신자유주의정책과는 전혀 다른 아니 시장경제체제와는 전혀 다른 해법들을 선택하고 있음을 말이다.

속된말로 종결자의 등장으로 모든 설명이 끝난 기분이다.

"뭐? 아니라고? 그럼 서브프라임은?" 이란 한마디로 Game over

그래서 전작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그의 신작은 심심할지도 모른다. -사실 나도 조금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장하준에게 열광한다. 왜일까? 조금 더 심심한 신작을 내놓았을 뿐인데.... 왜일까?

그건 그가 여전히 아무도 대한민국 사회에 해주지 않는 이야기들을 해주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보여주었는데도  여전히 기업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늘리고 항의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야구 배트를 선물하였고 서민경제를 위험하고 전투적인 자세로 확장만을 외치고 있다.

우리의 정부는 이전보다 굴욕적인 FTA를 체결하였고 복지 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형님과 부인에게 나눠주었다.

그런데도 이나라의 경제학자라는 사람들은 누구하나 속시원이 나서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

 

아니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경제학자라는 사람들은 신자유주의의 붕괴 앞에서 어쩔줄 모르는 아이들처럼도 보인다.

당연하다. 애석하게도 우리 경제학계의 대부분은 신자유주의 신봉자로 가득 차있고

경제학자라는 사람들은 쪼르륵 미국대학을 졸업하여 미국식 시장경제체제에 대해서만 파삭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하이에크나 프리드먼과 같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에 대한 연구는 많은 반면에 칼폴라니와 월리엄 라조닉과 같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반대편에 서있는 경제학자에 대한 연구는 드물다.

 

혹여 장하준의 저서에서 경제학자의 이름을 유심히 본 사람들이라면 행태경제학이나 조절학파 경제학자의 이름들이 많이 나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최 누군지 알 수가 없는 상황에 처했을 것이다. 당연하다.

한국에는 그들을 연구하는 혹은 연구할 학자가 드물다. 그러니 낯설수 밖에......

 

부재에서 오는 열광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것, 궁금해 미치겠고 적어도 이건 아닌데... 그런데 나는 답할 수 없는 갑갑함에 오는 짜증과 갈증, 장하준은 그걸 아주 충실히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경제학하시는 분들 -근데 있긴 해? 경영학 말고 경제학 말이야- 에게 정신차리라고

한소리 해야 할 것 같지만 통큰치킨 이후로 조금 힘드니까 이만 접을란다.

그거다. 우리가 장하준에게 열광하는 이유, 그래서 우리는 2010년에도 그에게 열광한다.

 

"스웨덴의 평균 임금 수준이 인도에 비해 50배라 하더라도 이것이

대부분의 스웨덴 사람들이 같은 업종의 인도사람들보다 생산성이 50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스벤을 비롯해서 많은 노동자들은 어쩌면 인도사람들보다 숙련의 정도가 더 낮을 것이다.

그러나 에릭슨, 사브, SKF와 같은 세계첨단 기업에서 일하는 최고 경영진, 과학자, 엔지니어 등은 인도에서 유사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수백배 높은 생산성을 자랑한다.

그 덕분에 스웨덴의 국민생산성 평균이 대충 인도보다 50배가 높아진 것이다.

간단히 말해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 나라의 동일 직종 종사자들과 붙여 놓아도 지지 않는다.

정작 자기 몫을 하지 못하는 것은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그들의 생산성때문에 나라가 가난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가난한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가난하다는 부자들의 불평은 얼토당토하지 않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나라 전체를 끌어내린다고 불평하기 전에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은 왜 부자나라의 부자들처럼 자신들이 나라 전체를 끌어올리지 못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본문 54~55쪽 발췌-

출처:참좋다님의 블로그(http://blog.naver.com/gotozoo3/11842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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