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불임의 땅' 지구에 이브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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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불임의 땅' 지구에 이브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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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작가 최영 첫 장편소설 '이브를 찾아서' 출간 화제몰이

[컨슈머타임스 장의식 기자] 언론계에서 23년간 봉직한 신예작가 최영의 첫 장편소설 '이브를 찾아서'(에세이퍼블리싱)가 최근 출간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 씨는 신예작가 답지 않게 탄탄하고 섬세한 문장력으로 과학과 인문학적인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시키면서 과학추리소설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책장을 다 넘길 때 까지 잠시나마 시선을 놓을 수가 없다.

 

이 소설의 내용은 가까운 미래의 어느 날, 여성의 생식세포만을 공격해 임신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바이러스가 등장한다.

 

이 바이러스는 6000도의 고열에도 절대 영도에서도 죽지 않을뿐더러 최첨단 전자현미경으로도 확인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존재다.

 

그 유래조차 알 수 없어 언론이 붙인 명칭이 '바이러스 X'. 인류를 동시에 기습한 바이러스 X는 열 달 만에 전 지구를 출산율 제로, 불임의 땅으로 만든다. 세계 각 국은 바이러스 X 항체를 보유한 여성을 찾기 위해 지구촌을 샅샅이 뒤지는 '이브 프로젝트'를 가동하지만 10여 년째 소득이 없다. 더 이상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지구엔 광신도들과 '미래는 없으니 현재를 즐겨라'는 모토를 내 건 '라스트 맨'들로 들끓는다.

 

이브 프로젝트를 담당한 조직 WSHS(World Solidarity for Human Survival)가 아열대로 변한 한반도 서쪽의 무인도 '노아의 섬'에서 이브로 추정되는 젊은 여인의 단서를 포착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된다. 이 여성은 '미래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며 어떤 통제도 거부한다.

 

세계의 열강은 이를 무시하고 그녀가 미래 인류를 위해 '씨받이'가 될 것을 강요한다. 이브와 그녀의 아버지 노진태 박사는 인류를 구해야 하는 책임과 인간 존엄성의 뿌리인 자유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한다.

 

SF스릴러란 외투를 들춰보면 인간욕망의 결정체인 '세습'을 둘러싼 암투, 자유와 통제하는 권력 사이의 갈등이 드러난다. 영화의 신(scene)들이 모자이크 된 듯 숨 가쁜 전개는 후반부로 갈수록 패러디와 상징들로 급격한 전환이 이뤄진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그렇다면 바이러스 X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묘한 여운이 계속된다.

 

특히 진화생물학의 최신 이론들과 근접미래에 대한 갖가지 상상력이 흥미를 더해 주고 있어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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