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때문에 패션쇼 망칠 뻔"
상태바
"아시아나 때문에 패션쇼 망칠 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달러 보상하면 되잖아" 짐가방 뒤늦게 도착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유명 패션디자이너 최범석 씨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패션쇼 무대를 망칠 뻔 한 아찔한 사고를 경험했다. 패션쇼에서 선보일 의상이 담긴 가방을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최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트위터를 통해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적나라하게 나열했다.

 

"100달러만 보상하면 끝?"

 

9 9일 오후 7(이하 美 현지시간).

인천발 뉴욕행 아시아나항공편을 이용해 보낸 최씨의 짐 가방 9개 중 4개가 사라졌다. 뉴욕 링컨센터에서 15일 열리는 '2011 뉴욕컬렉션 봄여름' 무대에 올릴 의상이 담긴 가방이었다. 4시간을 찾아 헤맨 끝에 문제의 가방이 아직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최씨는 "아시아나 항공 정말 밉다. 너무 밉다"며 울상을 지었다.

 

9 10일 오후 850.

최씨의 가방 4개가 뒤늦게 뉴욕에 도착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항 세관에 걸려 가방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세관이 임시 개청만 하는 주말을 앞둔 시점이라 가방을 빠른 시일 내에 찾을 수 있을 지 최씨는 속이 탔다.

 

9 11일 오전 1121.

최씨는 아시아나 뉴욕지점 등에 연락해 문제 사실을 알렸지만 이렇다 할 도움을 받지 못했다. 다급해진 최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9 11일 오후 954.

아시아나 측과의 연락조차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아시아나 직원은 최씨에게 "수화물이 늦게 도착하면 짐 하나당 100달러를 보상해준다"는 무미건조한 말로 응대했다. 최씨는 "몇 달간 수 십 명이 고생해 만든 의상은 돈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9 13일 오전 541.

아시아나 측에서 연락이 왔다. 패션쇼 무대에 올릴 의상이 담긴 가방이 세관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 지 40분 안에 답을 준다는 소식이었다. 최씨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9 13일 오전 654.

아시아나 측에서 '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이 다시 전해졌다.

 

9 13일 오전 723.

최씨의 가방이 세관을 통과했다. 공들여 만든 의상을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최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최씨의 소식에 마음을 졸였던 국내 관련업계 종사자들을 비롯 소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시에 아시아나 측의 '황당한' 위기대처 능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본보 확인 결과 이번 사고는 최씨가 당초 접수시킨 9개의 가방 중 4개가 비행기에 실리지 않았음에도 아시아나 측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데서 불거졌다.

 

아시아나 측은 일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최씨와 문제를 원만히 해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수화물 확인 안 해" 아시아나 고개 ''

 

이 회사 관계자는 "당시 인천공항 수하물 투입구에서 분류장으로 이동하는 컨베이너에 문제가 발생했다""짐 가방의 부피가 큰 경우 일정간격을 유지하지 않으면 컨베이너가 멈추는 경우가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당일 마지막 처리된 수하물이라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발견됐다"고 해명했다.

 

인천공항 측의 수하물 이동 컨베이너에 문제가 발생해 최씨의 짐가방 일부가 누락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접수시킨 짐 가방 개수와 비행기에 실린 수량이 일치 하는지 아시아나 측이 확인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자동으로 수하물이 이동되는 공항 시스템을 믿었는데……"라고 말 끝을 흐렸다. 수하물에 대한 아시아나 측의 허술한 관리실태가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그는 "아시아나와 연락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최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뉴욕 지점장이 계속 최씨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주장했다.

 

문제 발생 후 빠른 해결을 위해 관세사를 섭외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했고, 최씨와 문제를 원만히 마무리 지었다는 부연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냉소가 터져 나왔다.

 

한 소비자는 "아시아나가 유명 디자이너의 무대를 망칠 뻔 한 것 아니냐""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