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판매되고 있는 상품과 무관한 엉뚱한 이미지를 전단에 삽입시키는 등의 수법이 소비자 제보에 의해 드러났다.
업체 측은 상품별 가격을 구분 지어 표기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 3480원 연어회, 실제는 5400원?
최근 롯데마트에서 노르웨이산 최상급 냉장 생 연어 횟감을 100g당 3480원에 판매한다는 사실을 홍보전단을 통해 접한 A씨는 주거지 인근의 매장을 방문했다. 싱싱한 연어 회 이미지와 함께 100g당 가격이 표시돼 있었던 터라 A씨는 아무런 의심 없이 '횟감'을 주문했다.
A씨의 주문에 매장 직원B씨는 "횟감은 무게단위로 판매하지 않고 용기에 포장해 판매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연어회 포장 용기에는 단위무게(100g)당 가격이 표시돼 있지 않았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A씨가 이유를 묻자 B씨는 우물쭈물 할 뿐 이렇다 할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A씨가 횟감 1kg을 주문하자 그제서야 B씨는 "횟감은 100g당 5400원에 판매한다"고 실토했다. 전단내용과 달랐던 것.
A씨는 "매장 매니저를 불러 이런 식으로 사기판매 하지 말고 전단 내용과 가격을 수정하라고 했지만 달라진 사실은 없었다"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본보 확인 결과 롯데마트는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노르웨이산 연어를 판매했다. 구이용은 100g당 3480원, 횟감은 1팩 당 1만1800원에 판매됐다. A씨가 전단에서 확인한 가격은 횟감용 가격이 아닌 '구이용'이었다.
문제는 구이용 연어 가격이 연어회 이미지와 함께 전단 상에 가장 뚜렷이 부각돼 있다는 점이다. A씨처럼 구이용 가격을 횟감용 가격으로 혼동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롯데마트 측은 구이용과 횟감용 가격을 전단상은 물론 매장 직원들의 설명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곳 관계자는 "(전단에)연어회 이미지가 크게 나와있기는 하지만 구이용 가격과 횟감용 가격이 각각 명시돼 있다"며 "전단만 보고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아니고 매장에도 용도별 가격표시가 돼있다"고 해명했다.
◆ "가격 구분해 표기…문제 없다" 해명
전단의 이미지 및 글씨 크기는 소비자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구체적인 가격을 표시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부연이다.
"구이용 연어 가격 옆에 왜 연어 회 이미지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전단 아래 구이용 이미지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가 말한 '구이용'이미지는 연어회 이미지의 6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구이용 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연어회 이미지를 부각시켜 마치 저렴한 가격에 연어회를 구입할 수 있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소비자 혼동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롯데마트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횟감용과 구이용 가격을 모두 표시해 놨다는 롯데마트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지 않다"며 "다만 글씨가 깨알만해 잘 보이지 않았을 뿐"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인 것처럼 소비자를 혼동시킬 의도가 없었다면 애초에 이런 식의 전단은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며 "롯데마트의 '낚시'에 걸려든 것 같아 불쾌하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