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에 업체 측은 일부 피해 소비자에게 '나몰라라' 식으로 응대했던 것으로 전해져 소비자들의 반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체 측은 여름철 더운 날씨로 인해 유통과정 및 제품 보관 과정에서 제품이 변질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문제의 치즈 제품이 '어린 아이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제품 안전'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 어린아이용 치즈서 곰팡이, 기름때 발견
A씨는 돌을 앞둔 어린 자녀에게 남양유업의 '드빈치 아기치즈'를 매일 한 장씩 먹여왔다. 그런데 최근 A씨의 자녀는 5일간 설사와 고열증상을 보였다. 분유 섭취량도 기존의 10분의 1로 줄었다.
A씨는 드빈치 치즈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치즈 일부분에서 곰팡이로 의심되는 갈색의 점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업체 측에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곳 직원은 "논리적인 증거를 제시하면 아이의 병원비 정도는 보상해주겠다"고 응대했다.
아이의 건강 문제가 치즈 제품 때문이라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는 얘기다.
A씨는 "드빈치 치즈를 믿고 먹인 죄밖에 없는데 병원비 정도 보상한다는 관계자의 말에 눈물이 났다"며 "종일 물만 먹고 잠도 못 자는 아이를 보면 죽을 지경 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B씨는 치즈 일부분과 제품을 감싸고 있는 비닐포장에서 갈색 빛이 도는 이물질을 발견했다. 기계의 기름때로 추정된다는 것이 B씨의 주장이다.
B씨의 집을 방문해 문제가 된 제품을 확인한 업체 직원은 "제품 절단 과정에서 (기계의) 기름이 떨어져 제품에 흡입된 것 같다"며 "연구소에서 성분 분석을 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B씨는 "아이가 먹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서 어떻게 기름이 떨어질 수 있냐"며 "아이에게 이런 제품을 먹였다는 사실 자체가 속상하다"고 얼굴을 붉혔다.
드빈치 치즈로 인한 피해자는 A씨와 B씨 뿐만이 아니었다.
C씨가 동일 제품에서 발견한 이물질은 업체 측의 자체 조사 결과 곰팡이로 판명됐다. 제품을 섭취한 아이의 건강상태를 우려한 C씨의 계속된 불만 제기에 업체 고객센터 관계자는 "먹을 수 있는 곰팡이"라고 응대했다.
C씨는 "자기 자식한테 곰팡이 치즈를 먹이겠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아직 말도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곰팡이 핀 치즈를 먹였다고 생각하니 더욱 화가 치민다"고 분개했다.
잇따라 발생된 이물사고와 관련해 업체 측은 유통과정이나 제품 보관 단계에서 발생한 문제라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곳 관계자는 "유제품은 원래 상하기 쉬운 제품"이라며 "특히 하절기에는 유통과정 또는 보관상태에 따라 변질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조공정상의 문제라면 같은 날 같은 공정라인에서 생산된 다른 제품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돼야 한다"며 "드빈치 치즈와 관련한 다량의 불만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볼 때 제조공정상의 문제로 보기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제품 제조공정상의 문제 발생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부연이다.
다만 그는 고객 응대 방식과 관련해 "소비자 응대 시 '먹어도 되는 곰팡이' 등의 발언은 하지 않는다"며 "누가 이런 식의 응대를 했는지 밝혀지면 징계 감"이라고 역설했다.
업체 측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녀를 둔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소비자는 "아이에게 먹이려고 드빈치 치즈를 구입했는데 불안해서 못 먹이겠다"며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에게 곰팡이를 먹여도 된다는 말은 무슨 생각으로 내 뱉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자식에게 먹일 제품을 소홀히 보관할 부모가 어디 있냐"며 "업체 측이 모든 잘못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치즈를 딸아이에게 먹였습니다. 27개월 딸은 3장을 먹고, 6살딸은 2개 먹다 맛이 이상하다고 버렸습니다. 지난주에 소아고에 다녀왔는데 피부질환이 생겨서 연고와 약을 먹고 있습니다. 다행이 위장은 괜찮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그러나 남양유업 직원분들 대체방법이 미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