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앞으로는 검증을 보다 철저히 하고 신경도 많이 써야겠죠"(롯데백화점 관계자)
'짝퉁국새' 논란이 최근 뉴스를 '도배'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해 자체적으로 기획한 특정 행사에서 이 '짝퉁 국새'를 40억원에 내놨던 사실이 뒤늦게 부각, 국내 언론은 물론 소비자들의 입방아에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과 동시에 내부 검증절차 강화의지를 함께 피력했다.
◆ 다이아몬드와 백금을 소재로 한 '짝퉁'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초 '수퍼 리미티드 에디션(Super Limited Edition)'이라는 이름의 초고가 한정상품 판매행사를 벌였다.
여기에 백화점 측은 당시 국새제작단장이었던 민홍규씨의 작품인 '대한민국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를 포함시켰다. 가격을 40억원으로 책정했으나 이 제품에 대한 상세정보는 싣지 않았다.
그 대신 '30억원 상당의 다이아몬드와 백금을 소재로 500년 장인정신이 승화된 작품으로 현 대한민국 국새의 원형본'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가치부각'에 초점을 맞춘 것.
실제 판매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세간의 관심을 반영하듯 '누가 샀다더라'라는 식의 루머가 양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민씨에 대한 경찰 수사과정 중 국새제작단에서 주물을 담당했던 이창수씨가 "백화점에 전시됐던 국새는 내가 만들었다"며 "실제 제작비용은 200만원에 그친다"고 폭로해 백화점 측을 당혹케 만들었다.
백금과 다이아몬드가 아닌 황동과 니켈, 인조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짝퉁국새' 였던 것이다.
판매가격 자체가 높게 설정돼 있었던 탓에 자칫 피해소비자를 양산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상품에 대한 백화점 측의 사전검열이 미비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백화점 측은 '억울함'에 초점을 맞춰 해명했다.
이곳 관계자는 "'국새제작단장'이라는 자리는 무형문화재처럼 정부에서 지정한다"며 "그런 사람이 사기를 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 아니냐. 우리가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 "팔리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는 "진짜 백금과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상품인지 여부를 (롯데백화점이) 감정할 수 있는 능력을 떠나 그 분(민씨)을 신뢰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정부가 보증하는 신분이 명확한 사람이라 그 이상 우리가 추가적으로 조사할 것이 사실상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책정된 가격(40억원)은 민씨가 제시한 금액"이라며 "이를 그대로 적용했을 뿐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만약 (짝퉁국새가) 팔렸다면 이후 가짜임이 드러났을 것이고, 그 보상책임은 고스란히 판매를 담당한 우리(롯데백화점)가 떠안았을 것"이라며 "팔리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향후 고가제품을 대상으로 한 유사 이벤트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 검증과정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부연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조소 섞인 반응이 새나왔다.
대학생 이모씨는 "롯데백화점내에는 보석이나 금붙이를 감정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냐"며 "가짜 귀금속을 들고 (롯데백화점에) 가서 감정을 받아봐야겠다"고 비꼬았다.
직장인 장모씨는 "평범한 서민들은 꿈도 꿀 수 없는,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초고가 상품 판매전의 결과가 고작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말이냐"고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