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트림별 가격이 공개된 직후 '부실옵션' 논란이 인터넷을 연일 뜨겁게 달구고 있으나 정작 GM대우 측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체 내외부 실제 크기가 소비자들의 시야에 들어오기 전인데다 '달리기' 능력과 정숙성 등 주요 평가항목은 여전히 '안갯속'인 상황. GM대우의 '여유'는 앞서 언급한 항목들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 '부실옵션' 논란, 주 타겟층에 대입해 보니…
GM대우 알페온은 40대 이상 연령의 전문직 종사자를 주 타겟으로 공언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이 연령층은 적정 수준의 실용성을 담보한 상태에서 차량 안팎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중후함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른바 '뽀대' 여부에 구매결정이 내려진다는 얘기다.
최근 온라인상에 개설된 각종 자동차 동호회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는 알페온에 대한 불만사항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USB단자(아이팟) 기본 미적용 △하이패스 시스템 미적용 △크루즈 컨트롤 미적용 등이다.
이중 USB단자의 경우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패키지 옵션(210만원)에는 포함돼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알페온의 주 타깃층을 고려하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아이팟(아이폰 포함)이 20~3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수요층을 갖고 있는데 반해 40대 이상 연령층은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이다.
'하이패스 시스템'이나 차량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 '고속도로이용시'라는 사용한계를 품고 있다. 생활반경이 전국 각 '도심'으로 한정되는 운전자의 경우 딱히 필요한 기능이 아니다.
이 3가지 '옵션'은 알페온의 공략대상과 무관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GM대우가 전략적 차원에서 이들 옵션을 뺀 대신 △벤틸레이션 시트 △Tri-Zone 에어컨 시스템 (뒷좌석 독립 에어컨)등 다른 편의사양을 추가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그런 가운데 알페온의 가격대비 차체 크기는 주목할 만 하다. '뽀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신형 SM3가 준중형차 시장의 터줏대감이었던 현대자동차 아반떼를 크게 위협한 상황이 그대로 중첩된다. 돌풍의 핵심은 실내 여유공간으로 이어진 '동급최강' 차체 크기였다.
준중형급에 해당하나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비슷한 성능의 비슷한 가격대라면 상대적으로 큰 차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 크기-힘, 동급차중 우위
알페온은 제원상 경쟁차종으로 분류되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K7, 현대차 그랜저, 르노삼성의 SM7에 비해 길이, 너비, 높이 등의 항목에서 작게는 1㎝, 크게는 8.5㎝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 0.5㎝의 차이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단번에 (크기차이를) 느낄 수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알페온은 가격대비 크기경쟁에서 경쟁자가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알페온에 탑재되는 3.0ℓ SIDI엔진은 최고출력 263마력에 최대토크 29.6kg∙m, 2.4ℓ SIDI엔진은 최고출력 185마력에 최대토크 23.8kg∙m의 동급 최고성능을 발휘한다.
이 엔진은 회전수 6900rpm에서 최대출력, 5600rpm에서 최대토크를 내는 고속 회전형 직분사엔진으로 2008년과 2009년 2년 연속으로 '자동차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북미 10대 엔진에 선정된 바 있다. 이는 차량 정숙성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우월한 '껍데기'에 성능까지 일정부분 뒷받침 돼 있는 셈이다.
GM대우 관계자는 "알페온을 시승한 내부 직원들은 하나같이 큰 차체에 여유 있는 공간, 정숙성에 감탄사를 연발했다"며 "소비자들 역시 알페온의 진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알페온의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경쟁사 차량들과 성능 및 기본옵션을 꼼꼼히 비교해 보면 오히려 알페온이 싸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GM대우차는 알페온의 가격을 2.4 모델 CL240 3040만원(디럭스 기준), EL240 3300만원(디럭스 기준), 3.0 모델 CL300 3662만원(디럭스 기준), EL300 3895만원(슈프림 기준)으로 확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