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정은 정혜진 기자] 유한킴벌리가 만든 여성위생용품(생리대)인 '좋은느낌'에서 살아있는 벌레가 나왔다는 동영상이 최근 한 포털싸이트에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회사의 기저귀에서 이물질이 발견(본보 8월 17일자 참조)돼 파열음이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유한킴벌리 측은 제품 생산과정에서 살아있는 벌레가 유입될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할 뿐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 업체 측 "다른 많은 사람에게 알릴 필요가 있느냐"

조씨는 즉시 유한킴벌리 고객센터에 전화해 항의했다. 그러나 고객센터 관계자는 생산과정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통과정에 책임을 돌렸다.
다만 그는 자사제품을 쓰다 발생된 사고라며 같은 제품으로 교환해 주겠다고 조씨를 달랬다.
이후 유한킴벌리 측 관계자는 제품 수거를 이유로 조씨 집을 방문해 "평생 살면서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을 다른 많은 사람에게 알려 각인시킬 필요가 있느냐"며 조씨가 해당 사고 내용을 주변에 퍼뜨리지는 않을까 경계했다.
조씨의 피해보상 요구에 대해서는 "살아있는 벌레이기 때문에 1시간 만에도 제품에 들어갈 수 있어 (조씨가) 보관과정에서 일어난 문제일 수도 있다"며 "(벌레가 발견된) 같은 제품이나 집에서 쓰는 휴지로 교환해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민감한 피부와 직접 닿는 중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업체 측은 빨리 끝내기 식의 일 처리만 고수했다는 것이 조씨의 주장이다.
조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생리대를 구입하면 제품을 세밀히 관찰하고 흔들어 보기까지 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안전과민증'에 걸린 사람처럼 살아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본보의 사실관계 확인요구에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압착과 고온의 공정을 거치는 생리대의 제조공정 특성상 살아있는 벌레가 유입되기는 불가능하다"며 "제조과정보다도 유통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일 것"이라고 답했다.
◆ "생리대를 소독약 안에 넣어서 가지고 다녀야 할 판"
다만 그는 "골판지를 뚫는 힘을 가진 벌레들이 제품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포장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조씨의 사례를 두고 "피해소비자가 제품 회수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적절한 응대나 보상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대학생 장 모씨는 "동영상에서 패드 안쪽을 기어다니는 벌레의 모습이 소름끼친다"며 "혹시 모를 마음에 생리대를 개봉하기가 두렵기까지 하다"고 치를 떨었다.
직장인 한 모씨는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대응하는 업체 측의 태도에 기가 막힌다"며 "이제 생리대를 소독약 안에 넣어서 가지고 다녀야 할 판"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5월에는 같은 제품에서 화랑곡나방 유충이, 이에 앞선 2008년 5월에는 유한킴벌리의 또 다른 여성위생용품(생리대)인 '화이트'에서 파리가 발견돼 홍역을 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