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측은 유통과정상의 문제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다급히 사건 진화에 나섰으나 먹을 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 밥의 절반이 곰팡이?
최근 햇반 구입 후 제품 뚜껑을 열어본 A씨는 밥에 수북이 피어있는 곰팡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밥의 절반 이상을 곰팡이가 뒤 덮고 있을 정도로 상태는 끔찍했다.
문제의 제품에는 유통기한이 '2011년 2월 17일'로 적시돼 있었다. 유통기한이 6개월 가까이 남아있는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된 사실에 의아해진 최씨는 업체 측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문제의 제품을 확인하기 위해 A씨의 집을 방문한 업체 측 직원은 "유통과정 중의 문제"라며 "원한다면 (제품가) 1000원을 보상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곰팡이 발견 사실을 지역 구청에도 알렸지만 이물 성분 조사 실무를 담당한 구청관계자의 설명을 듣고도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았다.
"곰팡이 이외의 성분은 나오지 않았다"며 "곰팡이 종류는 알 수 없다"는 이 관계자의 설명 때문이었다.
A씨는 8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이물성분 및 혼입경로 등에 대한 재조사를 신청해둔 상태다. 그 만큼 CJ제일제당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얘기다.
CJ제일제당 측은 '용기 꺾임'현상이 문제의 원인이라며 논란 확대를 경계했다.
이곳 관계자는 "눈에 보일 정도로 제품이 파손되지 않아도 유통 중 미세하게 용기가 찌그러지면 공기가 내부로 유입될 수 있다"며 "이 때 유입된 공기로 인해 곰팡이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용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제품이 찌그러진 상태로 출고될 가능성 없어"
제품 제조과정이 아닌 유통 중 제품에 가해진 외부 충격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는데 방점을 찍은 셈이다.
이어 그는 "제품이 찌그러진 상태로 출고될 가능성은 없다"며 "제품이 정상적인 진공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 출고 전 3단계에 걸쳐 확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업체 측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먹을 거리 안전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CJ제일제당 같은 큰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라 평소 '햇반'을 믿고 먹었는데 앞으로는 제품에 이상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봐야겠다"며 "곰팡이 핀 밥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또 다른 소비자는 "유통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제품 용기를 제작한 것 아니냐"며 "외부 충격으로 인해 제품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업체 측은 용기 재질을 강화해서라도 문제의 원인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