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곰팡이 도날드!"
A씨는 최근 지인과의 약속으로 인해 맥도날드(서울 이태원점)를 찾았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우연히 매장 내 천장을 바라본 A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천장 곳곳이 곰팡이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당 매장은 위치적 특성상 외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곳이었다. '국제적 망신'이라는 생각에 A씨는 얼굴이 화끈거리기까지 했다.
◆ "사람들이 어찌나 걱정되던지……"
A씨는 주변을 살폈다. 국내∙외 손님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햄버거, 음료 등 맥도날드 제품들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곰팡이 도날드!'라고 상황을 명명한 A씨는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요즘 같은 습한 날씨 속에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맥도날드 매장)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며 "천정에 곰팡이가 득실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곰팡이 천장) 바로 밑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어찌나 걱정되던지……"라고 말 끝을 흐렸다.
A씨가 제보한 사진 속 맥도날드 매장은 한눈에 보기에도 상태가 심각했다.
곰팡이는 천장의 상당부분에 퍼져있었으며 한 곳은 곰팡이가 장시간 방치된 듯 짙은 얼룩형태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본보의 사실관계 확인요청에 맥도날드 측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문제라며 '개선중' 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말바꾸기를 반복해 의혹을 남겼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 에어컨(천장형)을 예상보다 많이 틀다 보니 실내∙외 온도차 탓에 (에어컨) 배수구에 물이 차 천장에 스며들었다"며 "내부에서 감지하고 있던 사안으로 외부 전문업체에 의뢰해 시설교체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월 중순께 공사가 마감될 예정이고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곰팡이가 생긴 천장조각(마이톤)을 2일에 한번 꼴로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곰팡이가 핀 천장의 아래 좌석은 고객들이 이용하지 못하게끔 치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의 제보사진에 따르면 이 발언은 사실상 허위에 가깝다. 손님들의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대해 그는 "테이블은 치운 것으로 알고 있으며 매장 직원들이 구두로도 그 자리에 앉지 못하게 안내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할 뿐 명확한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온도차로 인한 배수구 하자대목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천장 곰팡이'는 지난해까지는 없었던 현상으로 올해에 갑자기 생겼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 곰팡이 천장, 수년간 그대로 방치?
여름철 에어컨을 가동하는 공간의 경우 온도차로 인한 '결로' 현상은 생활 주변 곳곳에서 발견된다. 서울시내에 운행중인 지하철이나 버스의 에어컨 바람 송풍구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한 예다.
"실내∙외 온도차 탓에 (에어컨) 배수구에 물이 차 천장에 스며들었다"는 이 관계자의 언급과 맥을 함께 한다. 여름철 무더위는 지난해에도, 그 이전 해에도 예외 없이 찾아왔다. 매장 내 곰팡이 천장이 수년간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즉답을 피한 채 "고객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 주셨으면 한다"고 말을 맺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직장인 채모씨는 "저런 곳에서 먹는 음식을 팔고 있다니 기가 막힌다"며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건강안전을 도외시한 맥도날드의 '우격다짐'식 영업행태에 분노가 치민다"고 일갈했다.
대학생 이모씨는 "이번 기회에 국내 전체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위생상태 점검을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