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들 사이에서 '명품 귀체온계'라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인데 반해 제품 하자에 대한 고장수리가 전무함은 물론 보상도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 측은 '일방적' 내부정책에 따른 보상교환만 가능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식으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수리가 안 된다는 말에 기가 막힐 노릇"
#사례1 = 아이를 키우는 A씨는 3년 전 장만한 브라운 귀체온계를 사용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갑자기 체온계가 멈췄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A씨는 건전지를 교체해 봤지만 여전히 체온계는 먹통이었다.
A씨는 업체 측 A/S센터에 연락했다. 상담원과의 연결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기 때문에 상담원과 통화하는 데는 꼬박 이틀이나 걸렸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보상판매만 가능하다는 것. A씨는 "무조건 보상교환 외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상하다"며 "정품이라도 수리가 안 된다는 말에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말했다.
#사례2 = B씨의 경우도 A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브라운 귀체온계가 좋다는 입소문을 들은 B씨는 작년 이 제품을 구매했다. 별다른 문제없던 이 제품이 며칠 전 아이가 고열이 났을 때 고장이 나 A/S 센터에 전화 했다.
B씨는 수차례 전화를 시도한 끝에 겨우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었다. B씨는 수리를 요구했지만 상담원은 수리가 불가하다며 5만원이 넘는 가격에 보상교환만이 가능하다는 말뿐이었다.
B씨는 "구입할 때는 A/S가 확실하다고 해서 아무런 의심 없이 제품을 구매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추천은 물론 다시는 브라운 귀체온계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언급한 사례와 유사한 피해 소비자들의 글은 주부들이 주축이 된 인터넷 동호회를 중심으로 한국소비자원을 비롯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 등에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업체 측이 기본적인 A/S를 실시하지 않는다는데 불만 의견은 모아졌다.
브라운 귀체온계의 물류대행과 A/S를 담당하는 케어캠프 측은 제품을 구입한 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무상으로, 1년을 초과한 경우에는 유상으로 제품을 교환해 주고 있다는 데에만 무게를 실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브라운 본사 방침상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A/S센터에서 이 제품을 열어 볼 수 없다(분해해 볼 수 없다)"며 "해외에서 구매대행을 하는 대부분의 (타사) 체온계도 (보상) 교환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샀겠느냐"
케어캠프에 따르면 브라운 귀체온계를 유상으로 교환하는 경우 IRT-4020모델은 4만4720원, IRT-4520모델은 5만6230원이다.
하지만 해당 모델들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각각 2만원 안팎의 가격차로 판매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상교환 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게 책정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케어캠프 관계자는 "가장 많이 고장 나는 부분이 센서인데 이를 수리하는 비용은 제품을 교환하는 비용과 비슷하다"며 "센서 자체가 민감하기 때문에 수리를 해도 또 고장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 분쟁조정총괄팀 관계자는 "교환 등으로 인한 A/S 가격은 정부나 기관의 인가를 거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다 책정 여부를 따지기 어렵다"며 "업체에서 정한 지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해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소비자는 "병원과 더불어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대중적인 상품인데 수리를 받을 수 없는 것이 이해 가지 않는다"며 "'명품 체온계'는 고사하고 일회용 제품 수준 밖에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사전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수리가 안 된다니 우롱당한 기분"이라며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 사는 소비자가 몇이나 되겠느냐"고 불쾌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