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A씨는 최근 코스트코 상봉점에서 평소 즐겨 마시던 아사히 맥주(캔)를 구입했다.
제품 6개가 한 세트로 구성돼 있는 상자가 2개 엮여 있는, 총 12개들이 박스 제품이었다. 해당 제품에 대한 할인행사가 진행 중이어서 A씨의 구매욕을 부채질했다.
'싸게 샀다'는 A씨의 유쾌한 기분이 망쳐지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제품 유통기한이 문제였다.
구매 당시 A씨는 12개들이 박스 외관에 'Made in Japan 유통기한 2011년 6월 7일'이라는 문구를 분명히 확인했다. 하지만 귀가 후 제품을 개봉한 순간 6개들이 개별 포장지에는 엉뚱하게도 제조일이 '08. 06. 10'으로 적시돼 있었다.
A씨를 더욱 황당하게 했던 것은 '제조일로부터 1년'이라는 캔 용기 개별 표시였다. 유통기한을 무려 1년이나 넘긴 제품이 '할인'이라는 명목 하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는 얘기다.
A씨는 "소비자는 제품(아사히 캔맥주)을 구입할 때 (12개들이 상자) 겉에 있는 유통기한만 보고 살 수 밖에 없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에 대해 (코스트코 또는 롯데아사히주류가) 유통기한을 늘리는 수법으로 속여 판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유통 및 주류업계에 심각한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는 사건으로 읽힌다.
일본 현지에서 아사히맥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 측은 본보를 통해 오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유통기한 읽는 순서를 오인해 발생된 해프닝"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A씨가 구입한 제품의 제조일자 '08. 06. 10' 표기는 '2008년 6월 10일'이 아닌 '2010년 6월 8일'을 의미한다. 7월 현재 기준 생산된 지 불과 1개월을 조금 넘긴 제품인 셈이다.
대부분의 국내 식음료 업체가 '년∙월∙일' 순서로 유통기한을 표기하는 것과 정 반대 구조라 국내 표기법에 익숙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오해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소비자들 사이에 간혹 아사히맥주의 유통기한에 대한 문의가 접수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제조회사들의 유통기한 표기방식으로 읽을 수 있어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별 아사히 캔 제품 표면에 제조 년∙월∙일을 읽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새나왔다.
한 소비자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업체 측이 속여 팔았다면 소비자들 사이에 큰 파장이 일었을텐데 '단순 오해'라니 다행"이라며 "앞으로는 제품을 구입할 때 유통기한뿐만 아니라 표시 방법까지 꼼꼼히 확인해 봐야 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