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2010년 여름은 신세계 그룹의 잔혹한 '사과의 계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최병렬 신세계 이마트 대표 등 신세계 그룹 경영진들이 때 아닌 '사과 릴레이'를 벌이고 있다.
이마트가 '짝퉁 한우'를 판매하다 적발된 것이 시발점이나 과거 '유사 전과'가 있었다는 점에서 경영진과 실무진 간의 의사소통 체계에 허점이 감지되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최근 소비자들과의 담을 허무는 파격 경영행보를 선보이고 있는 정 부회장의 입맛이 씁쓸할 수 밖에 없다.
◆ 정용진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
정 부회장이 직접 운영하는 '트위터'에 28일 재계와 언론계의 눈과 귀가 모아졌다. 전날 신세계 이마트 광명점이 '짝퉁 한우'를 판매하다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에 덜미를 잡힌 탓이다.
정 부회장의 '트위터' 경영은 세간에 이미 화제를 뿌리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소비자들과 여과 없이 나눈다는 측면이 호평을 받고 있다.
'짝퉁 한우' 파문에 대한 정 부회장의 속내가 이 곳에 기재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배경이다. 하루 정도를 숙고한 정 부회장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이날 "소고기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고 짧게 언급했다. 길이에 비해 그 무게감은 상당했다.
정 부회장의 '트위터 공개사과'는 이번이 두번째다. 정 부회장은 지난 11일 이마트가 판매하는 과일 품질에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에게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죄송합니다. 더 좋은 상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최병렬 이마트 대표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했다. 장문의 대 소비자 '사과'였다.
최 대표는 "가짜 한우 판매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고의로 수입소고기를 한우로 속여서 판매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광명점의 경우 소형 점포라 작업장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작업자의 실수로 라벨을 바꿔 붙인 것"이라며 "이번 실수를 계기로 작업장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10개 소형점포의 한우는 광주축산가공센터에서 별도로 작업, 공급해 섞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신세계 그룹 내부 의사소통 문제?
문제는 이마트가 지난해 '짝퉁 삼겹살'로 인해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전과'가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 전주 지점에서 삼겹살을 앞다리살로 속여 판매하다 덜미를 잡혔었다.
시차를 두고 있긴 하나 '짝퉁 삼겹살'-'불량 과일'-'짝퉁한우'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사고는 신세계 그룹 내부의 의사소통 체계에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고객들에게 일일이 사과까지 하며 이마트의 문제를 지적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사고가 또 터졌다"며 "신세계 실무진들이 경영진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정 부회장의 고민도 이와 상당부분 호흡을 함께할 것으로 추측된다. 소비자들 사이에 직접 뛰어든 오너의 '분투'를 실무진이 망가뜨리고 있는 상황이 방증한다.
정 부회장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재계와 언론계의 관심은 또 다시 그의 '트위터'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