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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학생 사찰의혹 일파만파…두산 "우리와 무관"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두산그룹이 개인사찰의혹에 빠져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08년 인수한 중앙대 내부의 파열음이 심상치 않다.

 

대규모 학내 구조조정을 반대하던 노영수씨(퇴학생)에 대해 그룹차원의 개인사찰이 행해졌다는 의혹이 총학생회를 넘어 재학생 전체로 번지고 있다. 그룹소속 직원이 최근 사찰현장에서 적발됐다는 주장이 중심에 있다.        

 

학생회 측은 두산그룹과 중앙대를 상대로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인 반면 그룹 측은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논란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노영수 관련 동향 보고'문건은 무엇?

 

중앙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소속 오모(대리)씨는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주변에서 열린 노씨를 비롯 중앙대 학생들과 두산그룹 노동조합의 집회장면을 몰래 촬영하다 붙잡혔다.

 

그 과정에서 오씨는 택시를 타고 100여 미터를 도주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학생들에 의해 약 40여분 만에 종로 5가 인근에서 붙잡혔다.

 

당시 오씨는 '노영수 관련 동향 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을 소지하고 있었다. 노씨는 그룹차원에서 진행된 대규모 학내 구조조정을 강하게 비난하다 지난 5월 학교 이미지 훼손 등의 이유로 '퇴학'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인물이다.

 

A4용지 3장 분량의 해당 문건에는 '누구누구와 밥을 먹었다', '누구와 만났다'는 등 일주일치 분량의 노씨 개인일정이 비교적 상세히 기술돼 있었다.

 

문제는 오씨가 두산중공업 소속 직원인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는 것. 중앙대 총학생회 측은 이를 '학생사찰'로 규정, 강경 대응키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관련 중앙대 총학생회 측은 26일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건에는 노씨가 누구와 밥을 먹었다는 소소한 스케줄부터 1인시위와 집회 참가 등의 일정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퇴학생을 마치 두산(그룹) 노조원을 다루듯 관리하고 뒤를 캐 추적하면서 사생활을 침해한 증거"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군사독재 시절을 연상케 하는 학생사찰을 학교본부도 아닌 두산중공업이 했을 줄 상상도 못했다" "사찰을 일삼은 두산중공업과 이를 방조한 박용성 이사장은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현장에서 만난 노씨는 "우리학교 교직원인줄 알았던 인물이 두산중공업 직원이었다" "학교측은 떳떳한 동향 파악이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오씨가) 도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따져 물었다.

 

노씨는 "학교측이 사과하지 않을 때에는 미행죄 등으로 고소 절차를 밟겠다"고 덧붙였다.

 

두산그룹 "이번 일과 아무런 상관 없어"

 

총학생회와 노씨는 사실관계 규명을 위한 두산그룹 본사 앞 무기한 단식농성 의지를 드러냈으며 이와 함께 문건 소지자 오씨와 두산그룹, 중앙대를 상대로 각각 법적 조치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두산그룹 측은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한 관계자는 "(두산) 그룹 측에서 중앙대에 관여하는 것은 없다""오씨의 경우 소속은 여기(두산중공업)지만 2008년부터 중앙대에 파견된 직원"이라고 해명했다.

 

오씨의 급여수준이 중앙대 재단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두산중공업 측이 오씨의 월급을 지급하기 위해 소속을 옮기지 않았다는 부연이다. 단순 '파견형태' 직원이라는 얘기다.

 

그는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은 이번 일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중앙대 측에서 전부 알아서 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앙대 측은 합법적인 범위 내의 학생동향 파악차원이라며 개인사찰행위와의 선을 분명히 그었다.

 

두산그룹과 중앙대, 학생들이 거미줄처럼 엮인 '학생사찰'파문은 법원의 손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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