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사업 호조도 '끝물'…건설업계, 내년엔 뭐 먹고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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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택사업 호조도 '끝물'…건설업계, 내년엔 뭐 먹고 사나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2월 04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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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대 건설사 국내 건축·주택부문 매출비중 절반 이상…내년 전망 비관적

▲ 건설현장
▲ 건설현장

[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올해 건설업계는 '풍요 속 빈곤'을 절절히 체감했다. 국내외 건설경기가 시나브로 악화되는 것을 피부로 체감하면서도 국내 주택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견고한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그간 실적을 지탱해온 국내 주택사업에서 성장세가 한 풀 꺾일 것으로 예상돼 건설사들은 대안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시공능력평가 기준 5대 건설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분기보고서, 연결기준)은 3조3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3769억원 대비 40.5%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국내 건축·주택부문 호조에 기댄 측면이 크다.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이 유지된 국내 주택사업에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수익 또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1조 클럽'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대림산업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기준 연결기준 매출 6조9446억원 대비 국내 건축·주택 부문 매출 비중이 69.5%(4조8291억원)에 달한다. 

대우건설 또한 같은 기간 국내 건축·주택 부문 매출 비중은 61.9%(4조4982억원)으로 60%가 넘는다. GS건설(43.8%, 4조3344억원), 현대건설(42.4%, 5조2031억원) 또한 건축·주택 부문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올해 실적 상승세가 뚜렷한 일부 대형사들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해외 부문에서의 수익성 또한 빠르게 개선됐다. 

특히 GS건설의 경우 국내 주택사업 호조와 해외사업에서의 조기 턴어라운드가 겹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기록을 연이어 경신하며 올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호조에도 올해 주요 건설사들은 줄줄이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인력감축에 나서며 비용절감에 힘을 쏟았다. 최근 국내 주택사업 호조는 수년 전 이미 확보한 수주물량이 실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꾸준한 일감확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호조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강화, 지방 미분양 속출 등 위기신호도 뚜렷했다.

실제 주요 건설사들의 수주잔고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위기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5대 건설사의 수주잔고는 △현대건설 70조3858억원 △GS건설 37조7920억원 △대우건설 29조1400억원 △삼성물산 건설부문 26조8680억원 △대림산업 20조3708억원 등 총 184조556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 199조4529억원 대비 7.5% 줄었다. 유가하락, 글로벌 건설경기 침체, 국내 각종 규제 강화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국내외 발주물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여기에 최근 내년부터는 건설업계 '최후의 보루' 국내 주택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이에 내년 건설업계에 대한 전망 또한 부정적인 톤이 대부분이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최근 내놓은 '2019년 연간 전망- 건설, 갈리는 실적 속 살아나는 모멘텀'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KOSPI)는 4.9%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건설업 영업이익 성장률은 0.8%로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작다. 

보고서는 이 같은 성장률 저하의 원인으로 분양물량 감소를 지목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계는 2015년 이후 크게 늘어난 분양물량을 바탕으로 올해까지 주택매출이 증가했다"며 "다만 같은 기간 분양물량은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건설사의 주택 매출도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간 동안에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주택 부문의 마진도 계속 개선돼왔다"며 "최근 분양가상한제와 같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 아파트 분양시장의 위축, 정비사업 물량 증가 등으로 마진도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지난달 28일 '2019년 건설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국내 건설수주가 137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던 올해보다도 7.9% 줄어든 수치다. 

실제 건설사들이 체감하는 내년 경기전망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대부분 내년부터 본격적인 '보릿고개'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유급휴직, 인력감축 등 비용절감, 해외수주 강화, 자체사업 등 수익성 위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 대안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도 마냥 좋다고 하기 어려웠지만 내년에는 정말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수익성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뚜렷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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