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도 모르는 '60% 뻥 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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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자라' 과대광고 의혹… 소비자 불만 시끌시끌

[컨슈머타임스 이정은 정혜진 기자] 최근 진행중인 스페인 패션브랜드 '자라'의 대규모 할인행사가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최고 60% 할인'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으나 정작 이에 부합하는 상품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과대과장광고'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자라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 할인율 대부분 20~40% 머물러

 

본격적인 여름 철을 맞아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을 비롯 국내외 패션 브랜드들은 파격적인 할인 조건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계절상품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20~30대 소비자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자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라는 '할인율이 최대 60%에 달한다'는 내용의 대규모 광고를 온오프라인 동시에 내기도 했다.

 

하지만 자라 매장을 직접 찾은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다. 광고내용이 사실과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본보는 용산 아이파크 백화점, 롯데 영플라자, 명동 눈 스퀘어지점 등 할인행사가 진행중인 서울시내 몇몇 자라 매장들을 직접 찾았다.

 

각 자라 매장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업계에 따르면 자라는 할인행사 소식이 뜸한 브랜드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아진 이유다.

 

소비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까닭은 의외로 쉽게 발견됐다. '60% 할인율'이 적용된 상품이나 관련 안내문구는 눈에 띄지 않았다.

 

용산 아이파크 백화점에 입점한 자라매장의 경우 '정상가''할인가'를 동시에 표기한 가격패널이 곳곳에 비치돼 있었다.

 

49000원짜리 티셔츠의 경우 39000, 23 9000짜리 원피스의 경우 149000원에 판매되는 등 할인율은 대부분 20~40%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60%는 고사하고 50% 세일상품 역시 눈에 띄지 않았다. 롯데 영플라자나 명동 눈 스퀘어지점도 마찬가지였다.

 

본보는 매장 관계자에게 60% 세일상품의 유무를 직접 확인했다. 매장 직원은 뜻밖의 답변을 내놨다.

 

그는 "우리도 그런 상품(60% 할인상품)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각 제품에 표기돼 있는 할인 가격과 정상 가격을 비교해 60% 할인에 해당하는 상품을 찾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타 지점 관계자들의 답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 백 여 가지에 달하는 의류, 신발, 액세서리 와 같은 품목들을 대상으로 소비자가 일일이 '원가-할인가 대조작업'을 펼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60% 할인 상품, '겨울용 부츠'가 전부?

 

할인율에 따른 품목 분류나, 매장 관계자가 세일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일반적인 백화점 및 의류매장 할인 행사와는 확연히 달랐다. 소비자들을 위한 편의제공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당시간을 지체한 후 본보는 롯데 영플라자 지점에서 정상가보다 6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는 품목을 어렵게 찾을 수 있었다. 그나마 겨울용 부츠였다.

 

이 매장 관계자는 "60%의 할인율은 두꺼운 재킷이나 겨울용 부츠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일부 제품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절대적인 품목제한과 더불어 계절이 고려되지 않은 점을 감안했을 때 자라 측은 '낚시영업'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본보는 이번 할인행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문서로 정리, 이메일을 통해 공식적인 해명을 자라 홍보부서에 요청했다. 하지만 자라 관계자는 "확인해보겠다"는 말을 끝으로 연락을 끊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라가 국내 소비자들을 우롱했다는 식의 비난여론이 적지 않다.  

 

아이파크 백화점 자라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 씨는 "60% 할인율이 적용된 상품은 소수 품목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여름품목은 20~30% 수준의 할인이 대부분"이라며 "자라의 할인율 부풀리기에 속은 것 같다"고 불쾌해 했다.

 

명동 눈 스퀘어점에서 만난 대학생 강모씨는 "도대체 60% 할인하는 상품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원하는 상품을 구매한 사람에게는 이번 할인행사가 좋은 기회일지 몰라도 광고를 통해 큰 폭의 할인율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은 시간만 허비한 꼴"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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