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곳곳에서 뒤늦게 발견된 수리흔적 때문이다. 5000만원이 넘는 '중고차'를 구매했다는 생각에 이씨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아우디 차량을 구매하면서 그가 겪은 피해는 이번이 두 번 째였다.
◆ 녹슬고 풀린 '볼트', 의문의 '페인트칠'
이씨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차량 구매 이후 약 6개월 정도가 흐른 지난 5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우디 영업점을 방문한 이씨는 자신의 차량이 전시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시승했다. 그런데 출입문의 닫히는 느낌이 달랐다. 전시차량은 약한 힘에도 잘 닫히는 반면 자신의 차량은 그렇지 못했다.
직후 궁금증이 생긴 이씨는 귀가 후 출입문을 중심으로 차량을 세밀히 살폈다. 궁금증은 의혹으로 번졌다. 일부 부품의 상태가 '비정상적'이었던 탓이다.
녹이 슬어있는 볼트는 물론 일정 정도 풀려있는 볼트가 휀다를 중심으로 다수 발견됐다. 작업 중 발생된 흠집을 가리기 위한 것으로 추측되는 페인트칠 흔적도 포착됐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이다. 이씨는 출입문을 교체한 흔적이라고 확신했다.
이씨의 항의에 업체 측은 문제의 차량을 서비스센터로 보냈다. 그로부터 약 3주 뒤 업체 측 관계자는 "수리내역이 없는 깨끗한 정상 출고된 차량"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서류상에 특이점이 없기 때문에 '신차'가 맞다는 얘기였다. 오히려 업체 측은 이씨를 의심했다. 출고 이후 이씨의 부주의로 차량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는 식이었다.
기분이 크게 상한 이씨는 차량 교환을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아우디 측은 발견된 하자를 수리하는 선에서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고 할 뿐이었다.
아우디의 '상식 밖' 영업행태로 인해 이미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 이씨는 화를 삭히지 못했다.
◆ "전시차의 연식까지 속여 판매한 적 있어"
그는 "아우디가 영업점에 전시돼 있던 차량을 신차라고 속여 (자신에게) 판매한 적이 있다"며 "게다가 (아우디는 이 차량의) 연식까지 속였었다"고 밝혔다.
아우디 측으로부터 일정 정도 보상금을 받는 선에서 당시 문제를 마무리 했었다는 부연이다.
이씨는 "차량을 수리해놓고 수리내역이 없어서 보상을 못해주겠다는 아우디의 행태를 납득할 수 없다"며 "(아우디가 수리내역) 서류를 안 만들었던지 분실을 했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PDI 작업과정에서 생겼을 수도 있는 수리흔적을 아우디는 100% 고객책임으로 떠 넘기고 있다"며 "차량 구매 시 세밀한 부분까지 고객이 직접 확인하는 상황을 생각하니 웃음밖에 안 나온다"고 허탈해 했다.
PDI는 '인도 전 검사(Pre-Delivery Inspection)'라는 뜻으로, 차량이 고객에게 전달되기 이전 업체 측이 주도하는 관리 및 검사과정을 의미한다.
진위여부 파악을 위해 본보는 아우디 코리아 측과 수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아우디는 최근 고객의 차량에 심각한 훼손을 입힌 뒤 보상은 고사하고 적절한 후속조치마저 취하지 않아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본보 5월26일자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