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일감부족 고민...수주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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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일감부족 고민...수주 '빨간불'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9월 03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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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주잔고 급격한 감소세…플랜트 사업부문은 '고갈'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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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대림산업이 지속적인 일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해외 수주 부진이 심각하다.

국내 주택사업은 호조가 계속되고 있어 당장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미래 먹거리'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점에서 수주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고서 기준 대림산업의 수주잔고는 18조3299억원(건설사업부 기준)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5대 건설사 중 꼴찌다. 이는 나머지 상위 5대 건설사 평균 33조8032억원 대비 절반(54%) 수준이다. 10대 건설사로 범위를 넓혀도 9위로 하위권에 쳐져 있다.

자체집계 결과 기준으로 봐도 수주잔고는 급감하고 있다. 2016년 말 30조5159억원이었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25조7272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2조1635억원이다.

올해 초부터 일감부족으로 임직원 1500여명이 무급휴직 중인 플랜트 사업부문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2분기 말 플랜트 사업부문 수주잔고는 1조2071억원으로 지난해 말 3조9603억원에서 반년 사이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속되고 있는 수주부진은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림산업 플랜트 사업부문 매출은 지난해 1조2474억원에서 올해 7597억원으로 39%(4877억원)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 또한 2조19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줄었다.

이처럼 수주잔고가 급감한 건 미국 이란 제재로 인해 지난해 6월 기 수주한 2조3000억원 규모 이란 이스파한 정유시설 공사 계약이 무산된 영향이 크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수익성 위주의 보수적인 수주전략도 한몫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수익성에 집중해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며 "특히 해외사업 부문에서는 수행경험이 있는 공종과 국가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수익성 양호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어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수주잔고 회복의 키로 지목됐던 1조원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암모니아 수주도 계속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수주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연초 수립한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대림산업은 올해 연간 수주 목표로 해외 1조원, 국내 6조원 등 7조원을 제시했다. 올해 국내 사업부문에서는 약 3조90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해 수주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외사업 부문에서는 상반기 수주액이 350억원에 불과해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수주가 불발될 경우 수주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현재 중동, 러시아, 동남아 지역에서 수주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확신하긴 어렵지만 총액 기준으로는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나마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는 올해 상반기 매출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1255억원을 기록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계는 2015년 이후 국내 주택사업 부문이 호조를 이어가며 양호한 실적흐름을 이어왔지만 가계부채 증가, 금리인상, 정부 규제 등으로 장기적인 전망은 밝지 않다"며 "해외시장 또한 여러 리스크가 상존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규모를 늘리기보다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이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주잔고가 너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인력활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국제정세, 업황악화 등 외부변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며 "동남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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