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 고장났느냐" 김보민홈피 악플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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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청소기 고장났느냐" 김보민홈피 악플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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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 누리꾼들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한 김남일(33.톰 톰스크) 선수의 아내 김보민 아나운서 미니홈피를 공격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김남일은 23일(한국시간) 더반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조별예선 B조 3차전 경기에서 2-1로 앞서가던 후반 19분 염기훈(수원)을 대신해 경기장에 투입된 지 4분 만에 페널티지역에서 나이지리아 선수에게 반칙을 범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페널티킥으로 김남일이 2-2 동점골을 허용한 것을 놓고 경기 직후 그의 경기를 비난하며 김보민 씨 미니홈피를 찾아 비난을 쏟아냈다. 김남일은 미니홈피를 운영하지 않아 아내의 홈피가 수난을 당하게 된 것.

23일 오후 5시 현재 김보민 씨 미니홈피엔 47만여 명의 누리꾼들이 방문해 1만개가 넘는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비겼다"며 "진공청소기가 고장 났냐, 로우킥 잘했다"라고 비아냥거렸고, "은퇴하라"는 글까지 남기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초반에 쇄도하던 악성 댓글 대신 김남일 선수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글이 많아지며 자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많은 누리꾼은 악성 댓글을 남기는 행동에 대해 "유치하다"면서 "누구보다 가슴 아파할 사람은 선수 자신과 가족일 테니 위로하고 응원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아이디 '김영희'는 방명록에 "실수는 우리 누구나 다 할 수 있기 마련"이라며 "악플 따위 신경 쓰지 마세요. 파이팅"이라고 격려했으며 '김수민'은 "걱정돼서 들어왔는데 응원메시지도 많아서 다행이네요. 16강전에서도 더 파이팅 해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김민규'는 "자살골 넣은 박주영 선수도 이번 경기에서 골 넣는데 똑같이 전화위복이 되겠지요. 기대한 만큼 실망한 거라 너그러이 생각하시라"며 "앞으로의 경기도 부담을 갖지 말고 최선을 다해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17일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이 4-1로 패한 뒤, 역시 일부 누리꾼들은 패배의 원인을 놓고 차두리 선수 대신 투입된 수비수 오범석의 부진 때문이라며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오범석 선수는 18일부터 미니홈피의 사진첩과 방명록을 다는 등 사실상 홈피를 폐쇄한 상태다. 또한, 홈피 배경음악으로 가수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비켜줄께'를 올려놔 축구팬들은 오범석의 마음고생이 심한 것으로 보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와 관련, 프리랜서 축구캐스터 박찬 씨는 "최근 해박한 지식을 갖춘 축구팬들이 늘어나면서 감독의 전술이나 특정 선수의 경기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비판은 격려와 함께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뤄져야지, 단순한 비난으로 끝나서는 선수들만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인하대 체육교육과 교수도 "스포츠에는 운도 따르고 예상치 않은 일도 일어난다"면서 "선수가 노력해온 과정을 인정해주고 실수도 스포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성숙한 관람 자세"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선수 자신도 악성 댓글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을 믿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오히려 분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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