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송 지연과 같은 특수 상황에서도 '기준'을 들먹이며 구매금액에 따른 포인트를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옥션 일부 관계자들은 포인트 지급 기준에 대해 저마다 다른 답변을 내놓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 "제품상태 확인 전 '구매결정'부터 하라고?"
제보에 따르면 김모씨는 지난달 3일 옥션을 통해 TV를 구입했다. 많은 양의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는 옥션 측의 홍보문구가 구매욕을 자극했다. 이 포인트는 옥션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제품수령 완료 후 '구매결정'을 하면 지급받을 수 있다.
그런데 며칠을 기다려도 제품은 배송되지 않았다. 김씨는 옥션 측에 배송지연에 대한 항의 전화를 수 차례 했고, 구매 시점으로부터 20일 가까이 지났을 무렵에야 겨우 TV를 받을 수 있었다.
며칠 후 제품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김씨는 옥션 홈페이지에서 '구매결정' 버튼을 누르고 포인트 적립을 시도했다. 하지만 옥션 측은 구매결정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제품구매자가 20일 이내 '구매결정'을 하지 않을 경우 포인트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김씨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김씨는 "고의로 '구매결정'을 늦게 한 것도 아니고 배송이 늦어져 어쩔 수 없었다"며 "구매시점부터가 아닌 배송완료 시점으로부터 20일 경과이전 포인트를 지급하는 정책을 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제품이 정상적인 상태인지를 파악하기도 전에 '구매결정'부터 하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옥션 측은 공정한 포인트 지급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기준'에 대해서는 실무진들 조차 일관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이 업체 관계자 A씨는 "소비자에게 제품 배송이 완료된 시점부터 20일 내 '구매결정'을 하면 포인트가 지급된다"고 말했다. 김씨의 요구사항과 같은 맥락이다.
다른 관계자 B씨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한 시점으로부터 20일 내 '구매결정'을 해야 포인트가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 포인트 지급 기한, 실무진 '우왕좌왕'
같은 사안에 대한 두 사람의 인식이 정면으로 맞서는 대목이다. 문제는 A씨와 B씨 모두 '모범답안'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본보 확인 결과 드러났다는 것.
옥션에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판매자가 상품을 발송한 시점부터 20일 이내에 '구매결정'을 해야 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었다.
이때 '발송시점'은 판매자가 운송장번호 등의 정보를 전산으로 입력한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혼동되는 정보인 탓에 소비자들이 쉽게 인식하기 힘들다는 지적에 봉착한다. 이는 물론 소비자들의 불만을 수반한다.
한 소비자는 "옥션 관계자들도 모르는 포인트 지급 기준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알고 혜택을 받을 수 있겠냐"며 얼굴을 찌푸렸다.
또 다른 소비자는 "배송과정의 문제로 인해 배송이 지연되면 소비자는 지급 받아야 할 포인트를 고스란히 날리는 상황"이라며 "옥션 측이 포인트 지급 기한을 설정할 때 이러한 개연성도 염두에 뒀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