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직도 집안에서는 탄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오라컴'의 MP3플레이어를 사용하는 고등학생 최상준(경기도 부천시)군은 최근 집 전체가 전소될 뻔한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외출한 사이 책상서랍 안에 보관하던 해당 기기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된 것.
다행히 인명사고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최군의 어머니와 동생이 초기대응을 잘해 집안 전체가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찼을 뿐이었다.
최군을 비롯 가족들은 갑자기 더워진 날씨 탓에 기기가 열을 받아 폭발한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 하지만 앞서 밝힌 대로 문제의 기기는 책상 서랍 안에 보관돼 있었다. 화재 흔적 역시 서랍 안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기기가 폭발할 만한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았다는 얘기다.
최군은 "내 MP3가 배터리폭탄을 안고 자살했다"며 "표현을 이렇게 (장난스럽게) 해서 그렇지 정말로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한숨을 돌렸다.
그러면서 "화재로 번졌다면 인명피해를 포함한 최악의 대형사고로 연결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오라컴 측의 안이한 대응방식에 최군은 강한 불만을 표했다.
최군은 "사고 직후 오라컴 측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회사) 상부에 보고한 후 전화하겠다'는 답변 이후 연락을 끊었다"며 "소비자를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집안에서는 탄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진위여부를 파악 키 위해 본보는 이 업체에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고위 관계자는 "폭발된 기기가 아직 수거되지 않았다"며 "수거 이후 내부적인 확인작업과 함께 소비자와의 원만한 합의를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군의 사례와 유사한 휴대용 IT기기 폭발사고는 근래 들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美 애플사의 MP3플레이어 '아이팟'과 스마트폰 '아이폰'이 대표적인 예다.
◆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누구나 하나씩……"
지난해 중순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은 아이팟의 배터리 폭발과 발열사고가 연이어 접수되자 美 애플사 측에 자진 '리콜'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 개설 된 아이팟 사용자 동호회에는 기기가 폭발했거나 과열현상을 일으켰다는 내용의 글들이 6월 현재까지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다. 아이폰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밖에도 모토로라 스마트폰 '모토로이', 삼성전자 휴대전화 '애니콜', 아이스테이션 PMP 등도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제는 배터리와의 연관성이 클 것이라는 추측 외에 명확한 사고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기표원은 문제의 제품들에 대한 안정성 테스트를 자체적으로 진행했으나 눈에 띄는 기기 결함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자들이 주의를 기울이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셈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MP3나 휴대전화, PMP등의 제품을 출시할 때 겉면에 '화기엄금'이라는 주의문구를 표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오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휴대용 IT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적 하자는 없는지 정부 차원에서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소비자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면 대한민국에 IT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저절로 따라 붙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공무원들이 무슨 수로 폭발 위험성 여부를 평가하겠는가... ... 결국, 안전사고 문제는 관련 제품의 판매금지만이 해답니다.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판매 재개하면 된다.